판 커지는 'T커머스' 시장…수수료 과다로 수익성은 '불안'
T커머스 시장 올해 4조원 전망…수익성 '적자'
과감한 베팅 경쟁…판매 수수료 인상 '우려'
T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관련 업체들의 송출수수료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정된 인기 채널을 차지하기 위해 TV 홈쇼핑에 이어 T커머스 업체들도 송출수수료 베팅 경쟁을 부추기고 있어서다.
T커머스는 TV와 커머스(상거래)를 결합한 단어로 데이커 홈쇼핑으로도 불린다. TV를 보면서 리모컨으로 상품을 검색해 구매, 결제까지 할 수 있는 양방향 서비스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T커머스 시장은 전년보다 50% 이상 늘어난 2조8000억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올해는 4조원대 수준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T커머스 시장은 지난 2012년 K쇼핑이 가장 먼저 시장에 진입했다. 이후 2015년 SK스토아, W쇼핑, 신세계TV쇼핑 등이 잇따라 등장했고, TV홈쇼핑 업체들도 별도로 T커머스 채널을 개설하면서 판이 커졌다.
현재 T커머스 채널을 운영하는 곳은 10개로, TV 홈쇼핑 채널 수인 7개를 넘어선 상태다.
KTH가 취급고 5600억원 안팎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신세계TV쇼핑(4800억원), SK스토아(4020억원)가 KTH를 맹추격하며 빅3 구도를 형성했다.
반면 GS홈쇼핑, CJ ENM 오쇼핑 부문,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NS홈쇼핑 등 TV 홈쇼핑은 지난해 취급액은 866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송출수수료 증가, 데이터 홈쇼핑 채널과의 경쟁 심화, TV 시청률 하락 등이 실적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는 포화상태인 TV 홈쇼핑과 달리 T커머스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T커머스 업체들도 단독 상품 출시와 신기술 기반 쇼핑 서비스를 선보이며 마케팅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SK스토아는 SK브로드밴드, SK플래닛과 손잡고 TV 안에서도 모바일, 온라인처럼 다양한 상품을 검색하고 주문할 수 있는 플랫폼 'SK스토아 온(ON)'을 론칭했다. 'SK스토아 온'은 한정된 시간에 소수의 상품을 전략적으로 판매하는 TV홈쇼핑과 달리, 채널 안에 또 다른 VOD 매장(카테고리)을 구성해 고객들이 시·공간의 제약 없이 TV 안에서 다양한 쇼핑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SK스토아는 새로운 플랫폼 도입을 기반으로 오는 2021년 취급고 2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K쇼핑은 2017년 국내 최초로 TV쇼핑과 AI 음성인식 기술을 결합한 대화형 쇼핑을 론칭한 데 이어, 지난해 5월부터 목소리만으로 간편하게 결제 인증을 하는 음성 결제 서비스를 최초로 선보였다.
문제는 T커머스 성장과 달리 송출수수료 부담으로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명 '황금채널' 확보를 위한 과감한 베팅으로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꼴'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즉, 과도한 송출수수료는 판매 수수료 인상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어느 영역이든 시장 선점을 위해선 투자가 선행돼야 하는 건 맞지만 높아진 송출수수료가 수익성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송출수수료가 낮아져야 판매수수료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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