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조양호 회장직 유지 속 조원태 체제 강화
금호아시아나, 외부 영입으로 전문경영인 CEO 주목
한진, 조양호 회장직 유지 속 조원태 체제 강화
금호아시아나, 외부 영입으로 전문경영인 CEO 주목
조양호·박삼구 회장 퇴진에 따른 한진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 체제 변화가 주목되고 있다. 조양호 회장이 대한항공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데 이어 박삼구 회장이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직과 함께 회장직도 내려 놓으면서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28일 양사와 재계 등에 따르면 약 20년 가까이 국내 양대 항공그룹의 총수였던 두 사람이 비슷한 시기에 퇴진하면서 이후 양 그룹과 주력계열사인 항공사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조 회장은 지난 27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재선임안이 부결되면서 대표이사직을 상실했다. 다음날인 28일에는 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를 위해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직을 포함,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 등 2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았다.
박 회장이 주력계열사 사내이사 뿐만 아니라 그룹 회장직까지 내놓은 것과 달리 조 회장은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어 양 그룹간 온도차는 존재한다.
사내이사 자격이 없으면 회사 내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참석할 수 없지만 조 회장은 대한항공의 모회사이자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을 통해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조회장 등 오너 일가는 한진칼의 지분 2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때문에 미등기 임원으로 회장직을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주주권 행사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조 회장이 어떤 개선도 없이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경우 다시 주주들의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회장직을 수행할 전문경영인을 외부에서 영입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상태다. 갑작스런 회장 퇴진을 겪으면서 일단 이원태 부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비상경영위원회 체제를 당분간 운영하겠다는 계획으로 이른 시일 내에 명망 있는 인물을 그룹 회장으로 영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전문경영인 영입으로 그룹 전반에 변화는 한진보다 더 커질 전망이다. 특히 전문경영인 체제가 들어서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입김은 더욱 세질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 조양호·박삼구 회장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높아질 전망이다. 두 그룹 모두 아들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만 다소 시간은 필요할 것이라게 중론이다.
조양호 회장이 회장직을 유지했지만 주주들의 반발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회사와 그룹 경영에 보다 전면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은 지난 2016년 3월 대한항공 대표이사 총괄부사장으로 선임돼 이듬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다만 조 회장이 아들인 조 사장을 통해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는 충분히 남아 있어 실질적인 승계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전문경영인 체제가 들어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승계에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2009년 현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의 형제의 난 여파로 동반 퇴진했을 당시 전문경영인인 박찬법 회장 체제가 1년간 지속된 바 있다.
박삼구 회장 아들인 박세창 아시아나 IDT 사장이 있기는 하지만 경영권을 승계받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박 회장이 그룹의 경영 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장직까지 내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아들이 바로 승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또 오너가 입장에서도 그룹 경영 안정이 이뤄진 다음에 승계가 이뤄지는 것이 나은 상황이어서 승계 시점은 상당히 이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975년생인 박 사장은 지난 2002년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해 2016년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 금호산업 사장을 거치며 경영 경험을 쌓은 뒤 지난해 9월에는 아시아나IDT 사장에 취임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양 항공그룹의 경영권 승계는 자연스레 아들 세대로 넘어가겠지만 그 시기는 상당히 뒤로 밀리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오너가 퇴진으로 양 항공그룹에는 상당한 변화가 일어나게 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시기가 문제일뿐 양 그룹의 경영권이 아들에게로 승계될 것이라는 점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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