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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끄는 무해지·저해지 보험, 해지율 관리 '시험대'


입력 2019.03.09 06:00 수정 2019.03.09 03:00        부광우 기자

보험사와 고객 이해 맞아 떨어지며 출시 봇물

기존 보장성 상품과 달리 해지율 리스크 부각

보험사와 고객 이해 맞아 떨어지며 출시 봇물
기존 보장성 상품과 달리 해지율 리스크 부각


국내 보험업계에서 무해지·저해지 환급형 상품이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에 대한 해지율 관리가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픽사베이

국내 보험업계에서 무해지·저해지 환급형 상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보험료를 낮추길 원하는 보험사와 고객들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데다, 금융당국까지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나선 효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무해지·저해지 환급 보험은 기존 보장성 상품과 달리 해지율이 새로운 위험으로 부각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관리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저해지·무해지 환급형 상품은 약 85개에 이른다. 이는 보장성 보험 가입자에게 해지 시 해약환급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적게 지급하는 대신 다른 해약 환급금 지급 상품에 비해 적은 보험료를 부과하는 상품이다.

이 같은 저해지·무해지 환급형 보험은 종신 상품의 보험료를 낮추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던 보험사들에게 매력적인 아이템으로 다가왔다. 2015년 이후 계속된 저금리 기조로 은행의 예금 금리에 해당하는 보험사의 예정이율이 2~2.5% 수준까지 하락했지만, 이와 반대로 보험료는 상승하면서 가격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던 와중 등장한 상품이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저렴한 보험료는 관심을 끄는 대목이었다.

특히 금융위원회가 보험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규정을 개정하면서 저해지·무해지 환급 상품 활성화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금융위는 순수보장성이며 20년 이하 납입기간인 상품에 대해서만 허용하던 무해지·저해지 환급 상품을 모든 순수보장성 상품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해 해당 상품 출시를 유도했다. 단, 중도해지 시 환급금이 없거나 적다는 점을 사전에 명확히 알리는 장치를 마련할 것을 전제로 했다.

문제는 무해지·저해지 환급 보험의 구조 상 기존 보장성 상품과 다르게 해지율이 보험료 산출에 반영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실제 해지율이 예상보다 높아 지급되지 않은 해약환급금이 생각보다 많아지면 보험사에게 이익이 발생하지만, 반대로 실제 해지율이 낮으면 보험금 지급을 위한 재원이 부족하게 돼 손실이 날 수 있다.

아직 이와 관련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은 현실은 불안감을 키우는 대목이다. 무해지·저해지 환급 보험의 최근 2~3년 간 실제 해지율은 예측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아직 등장 초기여서 해지율 가정의 적정성을 단정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해외 시장에서 무해지·저해지 환급 상품은 보험사들에게 곤혹스런 기억을 안긴 바 있다. 캐나다의 경우 정기보험과 유니버셜 보험에 무해지 환급 상품이 존재했는데, 평균 1~4% 수준일 것이라 예상했던 최종 해지율이 실제로는 1~2%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캐나다 보험사들에서 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캐나다의 요구자본제도에는 해지 위험이 반영되게 됐으며, 이를 계기로 미국에서도 2000년 이후 사망보험 및 장기간병보험에서 유사 상품 판매 시 보수적인 해지율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국내 보험사에서도 해지율 변동에 따른 위험이 부각되고 있다. 보험 해지 리스크는 계약자 행동변화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금리나 사망·장수·질병보다 위험 관리가 어렵다. 보험 상품 판매 시점에 경제 및 사회 환경 변화에 따른 계약자의 행동변화를 장기간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이다.

김석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들은 지금까지 보장성보험 상품의 보험 위험과 금리 위험에 중점을 둔 리스크 관리를 해 왔다"며 "앞으로 도입될 신 지급여력제도에서는 해지 위험을 보험 위험의 한 종류로 분류하고 있어 재보험을 통한 위험 전가가 보험위험 요구자본 산출에 반영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국내 보험사들은 무해지·저해지 상품과 관련한 경험이 없는 만큼 해지위험 등 계약자 행동에서 초래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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