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서울방문 환영공연을 준비하는 예술인 모임’ 결성
3월~4월 서울답방 유력…‘남남갈등’ 또 불붙나
‘김정은 서울방문 환영공연을 준비하는 예술인 모임’ 결성
3월~4월 서울답방 유력…‘남남갈등’ 또 불붙나
“사랑합니다 김정은 위원장님! 사랑합니다 김정은 위원장님!”
14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님 서울방문 환영공연을 준비하는 예술인 모임’ 회원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환영하는 구호를 연달아 외쳤다.
지난해 11월 ‘위인맞이 환영단’이 “김 위원장님은 위인입니다”, “나는 공산당이 좋아요”, “저는 김 위원장님 팬 입니다”라고 외쳤던 바로 그 자리였다.
이어 회원들은 김 위원장을 환영한다는 취지로 노래 ‘가리라 백두산’을 재생했다. “남과북을 이어주는 민족의성산~” 흥겨운 가락에 맞춰 회원들은 꽃다발을 살랑살랑 흔들었고, 일부는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했다.
지나가던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회견 현장을 지켜봤다. 그러나 몇몇 시민들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저게 대체 뭐하는 짓이냐”, “해도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광석 예술인모임 대표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남북정상의 3차례 만남 속에 이뤄진 한반도 평화·번영·통일의 약속은 동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고 예술인들 또한 예외가 없었다”며 “통일의 염원을 노래·연극·춤·영상으로 만들어 환영의 꽃물결이 됐다. 김 위원장님께 이들 예술공연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김 위원장 서울답방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백두칭송위원회’, ‘대학생 실천단 꽃물결’, ‘백두수호대’ 등 김정은 환영단체들이 일제히 광장으로 나왔고, 우리 사회는 극심한 남남갈등을 겪었다.
환영단체들은 서울답방을 계기로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통일의 중대한 진전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출했다. 반면에 답방을 반대하는 단체들은 북한의 가시적인 비핵화 이행 및 과거사에 대한 사죄가 없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서울 땅을 밟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김 위원장의 ‘2018년 내 서울답방’이 무산되자 환영단체들의 활동 빈도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그러나 오는 27일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확정되면서 3월~4월내 서울 답방 가능성이 보다 유력해졌다. 청와대가 김 위원장 경호대책 마련에 들어갔다는 소식까지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 서울답방 시점이 구체화 될수록 환영단체들은 더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그에 비례해 남남갈등 또한 격화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2차북미정상회담 성과가 미흡하거나 한국에 불리한 협상안이 도출될 경우 갈등의 수위는 지난해를 뛰어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예술인 모임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한 60대 남성은 “천안함 폭침사건, 연평도 포격도발 희생자 유가족들의 심정을 생각하면 저런식의 찬양행위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며 “북한의 비핵화는커녕 오히려 핵위기가 찾아오는 상황에서 김정은 찬양은 우리끼리 싸움만 더 커질 뿐, 나라에 도움이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광석 예술인모임 대표는 김정은 환영단체를 겨냥한 비판여론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국방부도 백서에서 북한이 적이라는 표현을 지우지 않았냐”고 반문한 뒤 “남과북은 원래 한민족이었고 비로소 평화분위가 조성됐다. 우리가 갈등을 일으킨다고 하는 것은 좀 그렇지 않냐”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이것들이 다 국민들의 마음을 모아가는 과정인데 갈등이라고 보는 것 자체가 갈등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며 “예술인 모임단은 앞으로도 서울답방 환영 관련 예술제, 공연, 미술전 등을 개최해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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