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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 페미니즘당"…20대男, 정부여당 향해 분노 표출


입력 2019.01.30 13:00 수정 2019.01.31 07:56        고수정 기자

표창원 주최 20대男 간담회서 재벌개혁 등 촉구 목소리

女채용할당제 두고 "女이기에 배려? 상당히 모순" 불만

표창원 주최 20대男 간담회서 재벌개혁 등 촉구 목소리
女채용할당제 두고 "女이기에 배려? 상당히 모순" 불만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에서 20대 남성들의 이야기를 듣겠습니다.' 간담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의원이니 저보다 많이 배웠을 텐데 그것 밖에 대답을 못한다면 상당히 실망스럽다.”
“이러니 더불어민주당이 ‘페미니즘당’이란 소리를 듣는 거다.”


정부여당을 향한 20대 남성들의 분노가 30일 국회 의원회관을 메웠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대 남성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연 간담회에서는 정부여당의 기조와 추진 정책에 대한 불만이 제기됐다. 질의응답이 오가는 과정에서 표 의원을 향한 힐난도 이어졌다.

한 20대 남성은 “최저임금 인상 문제는 급격한 부분 있다. 주로 아르바이트를 고용하는 자영업자들 입장에서는 그분들도 (대기업 등에) 착취를 당한 상태이기 때문에 최저임금 이상 무언가를 내놓을 수 없는 분이 많다”며 “(정부가) 분배 문제를 개선하고 싶다면 젤 위층에 있는 대기업부터 수탈해가는 과정부터 손봐서 아래로 많은 물이 흐를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표 의원은 “지적한 것처럼 설계와 이론 현장의서의 효과 사이에 예측 실패가 된 부분이 맞다. 그러다보니 수정안이 나오고 속도조절론이 나오는 것”이라며 “자영업이 너무 포화상태라 세제지원만으로는 최저임금 상승효과가 상쇄되지 않아 곤혹스럽고 반성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각 대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개선, 재벌 개혁, 대기업 중심의 자본 집중 상태 해소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한 남성은 이러한 표 의원의 답변을 꼬집었다. 그는 “저 말 자체는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낮은 것”이라며 “돈 줄 사람은 생각도 안하는데, 기업들이 알아서 돈을 내리고 자발적인 혁명을 한다? 기업들의 긍정적인 신호를 원한다? 이건 어린애 떼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의원이니 저보다 많이 배웠을 텐데 그것 밖에 대답을 못한다면 상당히 실망스럽다”고 했다.

이 남성은 대기업 중심의 자본 집중 해소 등과 관련, 삼성증권 공매도 사태를 언급했다. 그는 “정부는 당시 정확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굉장히 위험한 태도였다”며 “정부가 그때 당시 왜 뚜렷하게 스탠스를 유지할 수 없었냐면, 자기들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표 의원을 향해 “정부가 물가를 잡는 것이냐, 안 잡는 것이냐”라고 물었다. 표 의원이 “안 잡으려고 하겠느냐”고 답하자, 해당 남성은 “질문을 했는데 질문으로 답한다? 사실상 알맹이가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20대男들 "女이기때문에 도와줘야 한다는 건 모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오전 국회 의워회관에서 열린 '국회에서 20대 남성들의 이야기를 듣겠습니다.' 간담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대 남성들의 분노는 정부의 ‘여성 채용 및 승진 할당제(여성 할당제)’ 정책과 관련해 더욱 커졌다. 한 남성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여성의 경제 진출을 늘리고 여성 의무 할당해서 하면 경제가 살아날 것’이다라는 막연한 발언을 하더라”라고 지적했다.

이 남성은 또 “2013년 미시간대학에서 경제학자들이 연구한 것 보면 여성의무할당제 적극 추진한 기업에 상당한 손실이 있었다고 나왔다. 정부는 부작용을 보지 않고 자기 쪽에서 유리한 자료만 취사선택해서 여성 할당제를 하면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고 한다”며 “20대 남성들은 정부 취지 공감 못하는 상황에서 여성 할당제를 추진하면 혜택은 20-30대 여성들이 받는 것 아니냐”고도 불만을 터뜨렸다.

또 다른 남성은 “페미니즘 진영에서 ‘여자는 많이 힘들고 약하기 때문에 여자를 배려해야 한다’는 주장과 ‘여자는 남자랑 충분히 맞서싸울 수 있다’라는 주장이 나오는 데 상당히 모순”이라며 “여자이기 때문에 도와줘야 한다는 건 상당히 모순됐다”고 말했다.

다른 남성도 “여성 할당제 했을 때 여성이 오히려 약해진다고 본다. 왜 자꾸 (정부는) 여성을 약하게 만드는 가”라며 “혜택주는 게 여성을 약하게 만들지 강하게 만들지는 않는다고 보고, 이는 정책의 기조라기보다 여성 인권적인 기조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표 의원은 “페미니즘엔 '차별 해소를 위해 노력한다'와 '여성의 정치·사회·경제적 권리를 신장시킨다'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있다”며 “우리가 하나(의 의미)로만 단일시키지 말자는 것이다. 20대 남성도 역차별 당하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 이어 “여성 할당제는 제안일 뿐이다. 당장 실현될 건 아니라는 걸 말씀드린다"고 다독였다.

그러자 참석자 중 한 명은 “이러니 민주당이 ‘페미니즘당’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라며 “오늘 토론회 한다고 했을 때도 SNS에 비판 여론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표 의원이 주최한 '국회에서 20대 남성들의 이야기를 듣겠습니다' 간담회는 △일자리·민생 분야 △양성평등·역차별 논란 △20대 남성과의 소통 문제 등 세 가지 분야에 대한 자유토론으로 진행됐다. 표 의원의 페이스북 계정 등 SNS에서 생중계 됐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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