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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하락에 물가 '뚝'…한은, 금리동결 가능성 커졌다


입력 2019.01.04 13:50 수정 2019.01.04 13:52        이나영 기자

유가 50달러대로 급감…물가상승률 둔화될 전망

美 금리인상 속도조절·국내 경기 부진도 부담

한국은행이 오는 24일 올해 첫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물가상승률이 둔화되고 있어서다. 국내 경기 부진과 속도조절에 들어간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기자실 신년다과회에서 “국제유가가 이렇게 떨어질 줄 몰랐다”며 “지난 10월 전망했던 물가 수준을 하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0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지난해 연 1.6%, 올해는 연 1.7%로 전망한 바 있다. 당시 한은은 유가 도입 단가를 배럴당 76달러로 내다봤으나 지난달 국제유가는 5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도 1%대 중반에 그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8월 누적 근원물가는 전년보다 1.2% 상승했다. 이는 1999년(0.3%) 이후 1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근원물가는 수요 측면에서 기조적인 물가 추세를 살펴볼 수 있는 지표로 근원물가가 하방압력을 받고 있다는 것은 소비심리나 경기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근원물가 하락 등 경기가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은 여러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여기에다 속도조절에 들어간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도 한은이 금리 인상을 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 총재는 “미 연준의 최근 스탠스가 덜 매파(통화 긴축)적으로 바뀌었다”며 “통화정책 입장에서는 연준의 통화정책이 천천히 가면 여러가지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통화정책을 하는데 연준의 통화정책이 어느 때보다 상당히 영향을 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달 19일 올해 금리 인상 횟수 전망을 기존의 3회에서 2회로 하향 조정했다.

국내 경기 부진도 발목을 잡고 있다. 이 총재는 “경제가 안 좋으면 마음이 좋지 않은데 우호적인 것이 별로 없다”며 “잠재성장률을 추계 중인데 그대로 갈지 내릴 지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한은이 추계한 잠재성장률은 2.8~2.9%다.

전망도 밝지 않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건설투자는 1년 전과 비교해 2.4%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5.1% 감소했고 반도체 생산은 전달보다 5.2%나 줄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한은이 낮은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오는 24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한은이 올해 1~2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연말을 지나면서 동결론에 더 힘이 실리고 있는 모습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중금리도 제한적인 흐름속에 낮은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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