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 2018 결산]24년 만에 AG 3위, 올림픽은 괜찮을까
아시안게임서 24년 만에 종합 3위
장기적 안목으로 기초종목 육성 시급
2018년은 스포츠의 해였다.
2월에 개막한 평창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들이 모두 열렸다.
하지만 환희와 감동도 잠시, 세 대회 모두 뚜렷한 과제를 남겼다. 평창동계올림픽은 대회가 끝난 이후 동계 스포츠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끊겼고, 러시아 월드컵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세계 최강 독일을 잡았지만 목표로 했던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종합 2위를 목표로 했던 아시안게임은 금메달을 50개도 따내지 못하고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4년 만에 일본에 2위 자리를 내줬다.
기초종목 육성 실패, 참사나 다름없었던 자카르타 대회
당초 개막 전 대한체육회는 금메달 65개 이상, 6회 연속 종합 2위를 목표로 내걸었다.
자신감이라기 보단 안일함에 가까웠다. 믿는 구석이 있다기 보단 1998년 방콕 대회 이후 아시안게임서 일본에 2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었기에 어느 순간 2위를 차지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하지만 일본은 달랐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전 종목에 전폭 투자를 감행하며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반면 한국은 양궁, 태권도, 펜싱, 사격 등 일부 효자 종목에만 아직까지도 의지하는 경향이 강했다.
결국 한국은 1982년 뉴델리 대회 이래 처음으로 금메달 50개 미만이라는 참혹한 성적표를 남겼다. 2위를 차지한 일본과의 금메달 격차는 무려 26개나 됐다.
특히 대회에서 가장 많은 메달이 걸린 육상과 수영 등 기초 종목에 대한 투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그 약점을 아시안게임을 통해 여실히 드러냈다.
일본은 육상에 걸린 48개의 금메달 중 6개, 수영에서는 41개 중 19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수영 19개는 대회 종합 1위를 차지한 중국이 가져간 금메달 수와 같다.
반면 한국은 여자 100m 허들(정혜림)과 여자 200m 개인 혼영(김서영)에서의 1개씩이 전부다.
2년도 남지 않은 올림픽, 장기적 플랜이 더욱 필요할 때
국내 체육인들은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된 기초종목 육성과 메달종목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본은 이미 2년 뒤 열릴 도쿄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다.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서 금메달 30개라는 원대한 목표를 내걸 정도로 자신감은 하늘을 찌를 듯하다.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 몇몇 효자 종목에만 의지한 채 기초 종목 육성은 제자리걸음이다.
일본의 경우 이미 도쿄 올림픽을 겨냥해 순조롭게 세대교체를 가져가고 있다.
일본 수영의 18세 여고생 이케에 리카코는 여자 선수로는 역대 아시안게임 단일대회 최다인 6개의 금메달(은메달 2개)을 따냈다. 반면 한국 수영은 박태환 이후로 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걸 후보가 보이질 않는다.
또 일본은 리우 올림픽 육상 남자 400m 계주서 은메달을 차지할 정도로 실력이 일취월장한 반면 한국 육상은 어느 종목에서도 결승 진출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중국에 이어 아시아 2위를 자부했던 한국은 이제 올림픽에서도 일본에 뒤쳐질 위기에 처했다. 이미 지난 리우 대회 때 한국은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를 획득한 반면 일본은 금메달 12개, 은메달 8개, 동메달 21개를 가져가며 한국을 추월했다.
물론 일본 역시 하루아침에 이러한 성과를 이룩한 것은 아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목표로 일본은 10여 년 전부터는 엘리트 체육에 공을 들이며 그 성과가 본격적으로 빛을 보고 있다.
한국 역시 지금부터라도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병역 혜택에 급급한 나머지 현재에만 치중하는 선수 운영이 아닌, 먼 미래를 내다보고 엘리트 선수를 공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차차 갖춰나갈 필요가 있다.
당장의 성과에 목이 멘 근시안적인 체육 정책으로 또 다시 일관한다면 2년 뒤 제대로 망신을 당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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