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영업사원"…영하권 추위에 '발열 의류' 경쟁 본격화
추운 날씨에 '생존템' 뜬다…발열 의류에 투자하는 패션업계
기능성 소재로 차별화…겨울 장사 좌우하는 방한용품 판매 후끈
패션업계가 영하권의 겨울 추위에 힘입어 발열 의류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내의와 외투 등이 '생존템(생존에 필요한 아이템)'으로 불리며 수요가 급등하는 데 맞춰 발열 기능을 내세운 마케팅도 활발히 이뤄지는 추세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PA브랜드 유니클로의 대표 제품 '히트텍'은 작년까지 전 세계 누적 10억 장이 팔렸다. 히트텍은 유니클로가 섬유화학기업 도레이(Toray)와 공동 개발한 기능성 이너웨어로, 일반 면보다 조밀한 조직의 신소재를 활용해 체온을 오래 잡아두는 것이 특징이다.
2007년부터 히트텍을 한국 시장에 선보이고 있는 유니클로는 품목 구성을 점차 늘렸다. 기본형 외에도 기모 안감을 적용한 '히트텍 엑스트라 웜', 특수 기모 안감을 적용한 '히트텍 울트라 웜' 등 3가지다. 특히 기본 히트텍은 여러 색상과 캐미솔·반팔 티셔츠·터틀넥 등 다양한 디자인으로 출시돼 사계절 입을 수 있는 이너웨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유니클로 측은 "작년 매서운 한파를 반영해 올해는 보온성이 가장 높은 ‘히트텍 울트라 웜’의 판매 시기를 한 달 정도 앞당겨 9월 중순부터 온라인 스토어 및 일부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며 "히트텍은 겨울 내복용 외에도 다양하게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패션을 넘은 일상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고 강조했다.
신성통상의 SPA브랜드 탑텐은 발열내의 콜렉션 '온에어'의 이번 시즌 버전을 지난달 출시했다. 최근에는 온에어 모델로 배우 이덕화를 발탁하고, 그가 출연했던 90년대 유명 속옷 광고를 패러디한 광고를 선보였다. 이번 시즌 제품은 합성섬유 대신 모달코튼 소재를 사용해 촉감과 착용감을 개선했다.
탑텐 관계자는 "염태순 회장이 자체 해외공장의 글로벌 소싱력을 바탕으로 좋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의 발열내의를 기획한 결과 온에어가 탄생했다"며 "올해는 온에어 콜렉션 출시 5주년을 맞아 신·구세대 모두를 아우르는 캠페인을 위해 배우 이덕화를 모델로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속옷 브랜드 BYC도 대표적인 발열 의류 '보디히트'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BYC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간 보디히트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남성용 96%, 여성용 83% 증가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10월 1일부터 14일에 비해 15일부터 31일까지의 판매량이 38% 늘었다.
BYC는 급격한 일교차로 두꺼운 외투보다는 체온 조절에 용이한 이너웨어 수요가 늘고 있고, 보디히트의 기능성과 디자인에 만족한 고객들 사이에서 재구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데님 캐주얼 에프알제이는 특수 발열 소재인 써모라이트를 적용한 겨울용 데님 '슈퍼히터진'을 지난 10월부터 판매 중이다. 제품 구성은 총 14종으로 작년보다 5종 더 늘렸고, 초도 물량도 지난해보다 약 3배 많은 2만장으로 준비했다. 에프알제이는 슈퍼히터진 판매를 분석한 결과, 청바지 안감에 인조 밍크털을 덧댄 '밍크 데님' 판매액이 작년보다 50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겨울 시즌 아웃도어 업계에서는 롱패딩 판매가 중대 과제다. 이에 발열 소재 등으로 방한 기능을 높인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라푸마는 '트루아 벤치코트'에 북극곰 털의 속성과 유사한 중공사를 함유한 신소재 노바볼을 사용해 보온성을 높였다.
마운티아는 스위스에서 개발된 최첨단 소재 '킵 히트'를 적용한 아우터 시리즈를 내놨다. 킵 히트 원단은 일반 안감에 비해 적외선 투과율이 낮아 열 손실을 줄이고 옷 내부 온도를 4~5도 높게 유지해 준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네파는 주력 벤치다운 '프리미아'에 에어볼륨 시스템(Air Volume System)을 적용해 안감 속 열과 공기가 잘 빠져나가지 않고 옷의 볼륨이 오래 유지되도록 했다.
정동혁 네파 마케팅본부 전무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다운재킷 중에서 방한 효과가 우수한 롱패딩이 지속적인 인기몰이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올해는 특히 극한 한파가 예상되는 만큼 아웃도어 업계에서는 보온성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진화된 기술력 개발 및 소재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더욱 따뜻해진 고기능성 롱패딩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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