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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수 이어 허수영도 퇴진...석화업계 세대교체 이뤄지나


입력 2018.12.20 15:16 수정 2018.12.20 15:42        이홍석 기자

업계 두 거목 나란히 퇴장...LG화학·롯캠 수장 모두 새인물로

'새로운 리더십' 양사 1·2위 경쟁구도 새 국면 맞을지 주목

허수영 롯데그룹 화학BU장(왼쪽)과 박진수 LG화학 부회장.ⓒ롯데·LG화학
업계 두 거목 나란히 퇴장...LG화학·롯캠 수장 모두 새인물로
'새로운 리더십' 양사 1·2위 경쟁구도 새 국면 맞을지 주목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에 이어 허수영 롯데그룹 화학BU(Business Unit)장(부회장)이 올해를 끝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되면서 석유화학업계 세대교체가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또 40년간 친구이자 라이벌로 선의의 경쟁을 펼쳐 온 두 거목의 퇴장으로 새로운 리더십을 맞게 된 업계 1·2위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 양사간 경쟁구도도 새 국면을 맞을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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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19일 단행한 2019년 정기인사에서 허수영 부회장은 지난 43년간 몸 담아온 롯데그룹을 떠나게 됐다. 허 부회장의 후임으로는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이 선임돼 그룹 화학부문을 총괄하게 됐다.

허 부회장은 지난 1976년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해 42년간 석화업계에 몸 담은 화학맨이다. 호남석화에서 이사·상무·전무를 차례로 거친 뒤 롯데그룹으로 편입된 이후에도 롯데대산유화(2007년)·케이피케미칼(2008년)·호남석화(2012년)에서 각각 대표이사를 지냈다. 이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를 거쳐 지난해 초 롯데그룹 화학BU장에 선임되고 올 초에는 부회장 자리에도 올랐다.

롯데케미칼 최고경영자(CEO)를 재임 당시 삼성 유화사 인수와 말레이시아 타이탄 인수 등 국내외 사업 확대에 크게 기여했고 화학BU장 선임 이후에도 그룹 내 화학 사업 비중 확대에도 힘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인사로 허 부회장은 지난 40년간 화학업계 맞수로 선의의 경쟁을 펼쳐온 친구이자 라이벌인 박진수 LG화학 부회장과 함께 내년부터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됐다. 박 부회장은 지난달 초 LG화학 새로운 수장에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이 내정되자 후진 양성 및 조언자 역할에 집중하겠다며 은퇴를 공식화했다.

박 부회장은 1977년 럭키로 입사해 40년 넘계 화학업계에 몸담으며 회사뿐만 아니라 국내 화학·소재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큰 것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 말 CEO에 오르면서 LG화학을 연매출 28조원의 글로벌 톱 10 화학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석화뿐만 아니라 배터리와 바이오, 수자원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대 화학공학과 70학번 동기인 두 사람은 비슷한 시기에 화학업계에 몸담으면서 40년간 외길을 걸으며 업계 거목으로 성장했다. 허 부회장이 1976년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하자 박 부회장은 1년 뒤인 1977년 LG화학의 전신인 럭키에 입사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쳐왔다.

석유화학에 집중한 허 부회장과 사업다각화를 꾀한 박 부회장은 서로 경영스타일이 달랐지만 최근 몇 년간 양사가 치열한 1·2위 경쟁을 펼치며 국내 화학업계의 경쟁력 향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의 업계의 평가다.

석화업계 한 관계자는 “두 사람이 40년간 화학업계에 몸담으며 이뤄낸 성과는 회사 뿐만아니라 국내 업계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도 크게 기여했다”며 “두 사람의 퇴장은 국내 석화업계 역사의 한 페이지가 마무리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충남 대산 석유화학단지 전경.ⓒ데일리안DB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최근 몇 년간 업계 1·2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해 온 터라 내년부터 새로운 수장을 맡게 된 양사의 경쟁 구도가 달라질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박 부회장 뒤를 이어 LG화학 CEO를 맡게 된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은 지난 1984년 3M 한국지사 평사원으로 입사해 필리핀 지사장, 3M 미국 본사 비즈니스 그룹 부사장을 거쳐 한국인 최초로 3M의 해외사업을 이끌며 수석 부회장까지 오른 전문경영인이다.

LG화학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석유화학보다는 소재·부품 사업 전반에 글로벌 사업 운영 역량과 경험을 갖췄다는 점에서 리더십에 변화가 예상된다. 이는 LG화학이 전통적인 석유화학에서 배터리와 정보전자소재, 생명과학 등 부품·소재·바이오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과도 궤를 같이 하고 있다.

허 부회장의 후임을 맡게 된 김교현 사장의 뒤를 이어 롯데케미칼 CEO를 맡게 된 임병연 롯데그룹 가치경영실장(부사장)은 전임 허 부회장과 김 사장과 조금 결이 다르다. 허 부회장과 김 사장은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한 뒤 석화업계에서 계속 경력을 쌓은 전문가다.

임 부사장도 지난 1989년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한 후 2005년 KP케미칼 기획업무로 자리를 옮기며 20년 가까이 석화업계에 몸담았지만 이후 2009년 롯데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지난 10년간은 롯데그룹에서 정책본부와 가치경영실장 등의 요직을 거쳤다.

특히 그룹 차원의 인수합병(M&A)을 총괄하는 역할을 해 왔다는 점에서 회사의 M&A가 보다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전임 대표이사였던 김교현 화학BU장이 그룹 화학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더라도 임 부사장만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양대 회사가 같은시기에 모두 CEO를 교체하게 됐는데 앞서 역임한 인사들과 다른 경력을 갖춘 인물들”이라며 “내년부터 새로운 리더십으로 펼쳐질 양사의 경쟁구도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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