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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 속 ‘반도체 투자 확대’...新 성장 향한 최태원의 미래경영


입력 2018.12.19 15:51 수정 2018.12.19 16:09        이홍석 기자

SK하이닉스 이천에 7번째 반도체 생산라인 M16 기공

대규모 반도체클러스터 조성 등 장기 지속 투자 전략

SK하이닉스 이천에 7번째 반도체 생산라인 M16 기공
대규모 반도체클러스터 조성 등 장기 지속 투자 전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일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개최된 반도체 공장 ‘M16 기공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SK하이닉스

지난 2년간 초호황을 누려온 메모리반도체 경기가 내년부터 하강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오는 가운데 SK가 새로운 생산공장 첫 삽을 떴다.

최태원 회장이 새로운 성장 신화를 다짐하는 등 SK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어려운 상황을 정면 돌파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오전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7번째 반도체 공장 ‘M16 기공식’을 개최한데 이어 정부와 공동으로 대규모 '반도체 특화 클러스트'를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날 첫 삽을 뜬 M16 생산라인은 최태원 회장이 지난 2015년 M14 생산라인 준공식에서 내놨던 총 46조원 규모의 '미래비전 투자 계획'의 일환이다. 오는 2020년 10월 공장이 완공되면 당시 최 회장이 밝혔던 투자 계획의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생산 제품의 종류와 규모는 향후 결정될 예정이지만 회사의 반도체 경쟁력 향상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 10월 초 충북 청주에서 낸드플래시 전용 생산라인인 M15를 준공한 데 이어 중국 우시에 있는 C2 생산라인을 확장한데 이어 내년 2분기에는 본격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중국 우시 합작법인을 통해 현지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도 건설한다는 계획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에 이어 파운드리 경쟁력 확보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M16까지 완공되면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기술력뿐만 아니라 생산캐파(생산능력) 면에서도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M16이라는 첨단 하드웨어에 기술뿐만 아니라 우리의 땀과 노력을 쏟아부어 새로운 성장신화를 써달라”면서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잘 만들고 새로운 기술과 반도체 세상을 열어가는 SK하이닉스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고점 논란 속 업계 이목 집중된 M16

이날 기공식은 지난 2년간 고공행진을 했던 메모리반도체가 고점 논란과 함께 내년부터 하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돼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미 이전에 투자가 결정됐고 기공식 행사 자체도 예정돼 있었던 일정이지만 시기가 맞물린 탓에 이목이 쏠릴 수 밖에 없었다

업계에서는 이미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지난 3분기를 정점으로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발간한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의 장비 지출액은 총 557억8000만달러(약 62조9000억원)로, 올해 전망치(605억2000만달러)보다 7.8%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초만해도 반도체 설비투자가 내년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하반가 들어 수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된데다 미·중 무역전쟁 등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설비투자를 보수적으로 잡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때문에 메모리반도체 1·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내년에는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는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와 공동으로 대규모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방안 추진이 검토되는 것도 이러한 차원이다.

오는 2028년까지 10년간 총 120조원을 투자해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관련 반도체 부품·장비업체까지 입주해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방안이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물론 부품·소재·장비업체들이 모두 하나의 단지에 입주해 생태계를 조성해 시너지 창출 효과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전경.ⓒSK하이닉스
반도체 투자 지속 의지 천명한 최태원 회장

현재 경기도 용인 등이 부지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향후 10년간 중장기 방안으로 추진한다는 점에서 변수가 많이 있지만 SK가 선제적 투자가 매우 중요한 반도체 산업에 대해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갖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이는 지난 2011년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인수를 최종 결정한 뒤 지속적인 애정을 보여 온 최태원 회장의 미래 경영이 자리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영업이익 13조7213억원)와 올해(3분기 누적 영업이익 16조4137억원) 2년간 사상 유례가 없는 연이은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지난 6일 그룹 인사에서 최고경영자(CEO)를 교체(박성욱 부회장→이석희 사장)한 것도 최 회장이 현재보다는 미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동안 반도체가 호황을 누려서 회사가 잘 나갔지만 이럴때 일수록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미래 성장을 위한 혁신을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만감에 빠지지 않도록 긴장의 고삐를 당겨서 내년부터 경기가 꺾여서 실적 하락 등 어려움이 오더라도 극복할 수 있는 강한 의지를 갖춰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그룹의 적극적인 반도체 투자는 기술력과 생산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것”이라며 “어려울 때일수록 투자를 지속해서 다시 상승세로 전환될 때 확실한 주도권을 잡아나가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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