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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첫 인사, LG그룹 미래 위해 외부수혈...'변화·혁신' 선택


입력 2018.11.28 17:10 수정 2018.11.28 17:20        이홍석 기자

부회장에서 상무까지 직급 관계없이 역할·전문성따라 적극 영입

경쟁력 강화 위해 변화·혁신 강조...성과주의에 쇄신 더한 인사

주력계열사 CEO 5명 모두 유임...변화·안정 두 마리 토끼 잡아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 후 첫 임원인사에서 그룹의 미래를 위한 적극적인 외부 인사 영입 의지를 천명했다. 사진은 구 회장이 지난 9월 서울시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윤수영 LG디스플레이 연구소장(오른쪽)과 담당 연구원 등과 함께 '투명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LG
부회장에서 상무까지 직급 관계없이 역할·전문성따라 적극 영입
경쟁력 강화 위해 변화·혁신 강조...성과주의에 쇄신 더한 인사
주력계열사 CEO 5명 모두 유임...변화·안정 두 마리 토끼 잡아


40대 그룹 총수인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 후 첫 임원인사에서 그룹의 미래를 위한 적극적인 외부인사 영입 의지를 천명했다.

지주사 사장급 인사를 외부에서 영입해 그룹 경영 전략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기고 신성장동력인 전장부품도 외부 전문가에게 전담시키는 등 신선한 파격을 시도했다.

28일 단행된 LG그룹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적극적인 외부 인재 영입을 역량 보강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 6월 취임한 구광모 회장이 그룹의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서는 글로벌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사의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그룹 내부에 부족한 역량을 채우기 위해서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한 신선한 변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판단된다.

능력만 있다면...외부인사 적극 영입 통한 경쟁력 강화

구 회장의 이러한 시각을 가장 대표적으로 반영한 인사가 지주사인 (주)LG 경영전략팀장(사장)으로 영입된 홍범식 전 베인&컴퍼니 대표다.

1968년생인 홍 사장은 다양한 산업분야의 포트폴리오 전략, 성장 전략, 인수합병, 디지털 환경과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필요한 기업의 혁신 전략 등에 대한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이 있어 기대되고 있다.

또 (주)LG 자동차부품팀장(부사장)으로 영입된 김형남 전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도 LG의 신성장동력인 전장부품 사업을 성장시킬 인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홍범식 (주)LG경영전략팀장(사장·왼쪽)과 김형남 (주)LG 자동차부품팀장(부사장).ⓒLG·한국타이어
1962년생인 김 부사장은 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를 거쳐, 한국타이어 글로벌 구매부문장과 연구개발본부장을 맡는 등 자동차 산업 전반에 대한 통찰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구 회장은 필요한 인물이라면 전무·상무급 인사들도 적극 영입했다. LG전자 전장부품솔루션(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사업본부에 은석현 전 보쉬코리아 영업총괄 상무를, LG경제연구원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정책 연구담당 전무로 박진원 전 SBS 논설위원(이상 1967년생)을 각각 전무급 인사로 영입했다.

그룹 내부 인재를 육성하는 일을 외부 영입 인사에게 맡긴 것도 구 회장의 파격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주)LG 인사팀 인재육성 담당 상무로 영입된 김이경 상무(1970년생)는 이베이코리아에서 인사부문장을 지내는 등 글로벌 기업에서 약 12년간 인사관리(HR) 전문가로 활약한 인물로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고 후계자 육성 풀을 확대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이에 앞서 지난 9일 LG화학 신임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영입된 신학철(61) 3M 수석 부회장도 파격적이었다. 그룹의 모태가 된 락희화학을 이어받은 LG화학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LG 내부 인사가 아닌 외부 영입 인사에게 맡겼기 때문이다.

신 부회장은 지난 1984년 3M 한국지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필리핀 지사장, 3M 미국 본사 비즈니스 그룹 부사장을 거쳐 한국인 최초로 3M의 해외사업을 이끌며 수석 부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전문경영인이다.

LG화학의 사업영역이 전통적인 석유화학 중심에서 소재·배터리·생명과학으로 확대되고 있어 보다 고도화된 글로벌 사업운영 체계가 필요한 상황에서 신부회장의 글로벌 시업운영 역량과 경험, 조직문화와 체질의 변화와 혁신 리더십을 발휘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과주의에 쇄신...인재 풀 확대 속 여성·엔지니어 승진 늘려

성과주의 기조에 변화와 혁신을 위한 쇄신 인사를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LG는 이번 인사에서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외부 영입을 포함, 대표이사 CEO 및 사업본부장급 최고경영진 11명을 교체해 배치했다.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도 강화됐다. 성과와 전문성, 성장 잠재력을 갖춘 인사들을 중심으로 승진자를 배출했다. 총 승진자 185명 중 사장 승진자는 1명이며, 부사장 및 전무 승진자 규모는 50명으로 지난해(57명)와 큰 차이가 없었다.

LG그룹 2019년도 임원인사 승진자 현황.ⓒLG
특히 신규 임원 상무 134명을 대거 발탁해 미래 성장 이끌어 갈 인재 풀을 확대했다. 이는 지난 2004년 완료된 GS 등 과의 계열분리 이후 역대 최고 규모의 상무 승진자다. 이로인해 그룹 전반에 조직을 역동적으로 탈바꿈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를 선도하는 등 적극적으로 미래 준비에 나설 수 있는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LG그룹 측은 이에 대해 “각 계열사별로 미래 준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인재를 발탁한 데 따른 것”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인재를 조기에 발굴 육성함으로써 미래 사업가를 키우고 CEO 후보 풀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신성장 사업 육성 및 미래 준비를 위해 연구개발(R&D)과 엔지니어 등에 대한 승진 인사를 강화했다. 전체 승진자의 약 60%가 이공계 엔지니어 등으로 기술인력을 중용했다. 특히 인공지능(AI)·빅데이터·로봇·5G·지능형스마트 공장 등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 분야의 사업 경쟁력 확보를 상당히 고려했다는 평가다.

이와함께 이은정 LG전자 임원인사팀장 등 총 7명의 여성 상무를 배출해 여성 인재에 대한 동기부여와 성장 비전도 제시했다. 이로써 LG그룹 내 여성 임원은 지난 2014년 14명에서 29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지속적인 여성 임원 확대 기조를 이어갔다.

LG그룹 관계자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지속 성장을 만들어가기 위한 미래 준비와 성과를 중점적으로 고려한 인사”라며 “저성장 기조 지속 및 주요 사업분야에서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 심화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돌파하기 위한 실용주의적 인사”라고 강조했다.

한편 가장 관심을 모았던 부회장단 인사에서는 앞서 신학철 부회장을 영입한 LG화학을 제외하면 (주)LG 권영수, LG전자 조성진, LG디스플레이 한상범, LG유플러스 하현회, LG생활건강 차석용 등 대표이사 부회장 5명이 그대로 유임됐다.

지난 9일 외부인사인 신 부회장 영입이 발표되면서 대대적인 변화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최근 대내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이들의 공백으로 자칫 조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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