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불황에도 쑥쑥 크는 ‘유료서비스’ 시장, 유통업계 틈새 전략으로 안착


입력 2018.11.28 06:00 수정 2018.11.28 06:13        최승근 기자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 대신 충성고객 확보로 방향 선회

롯데홈쇼핑 엘클럽, 두 달 만에 목표치 60% 이상 초과 달성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 대신 충성고객 확보로 방향 선회
롯데홈쇼핑 엘클럽, 두 달 만에 목표치 60% 이상 초과 달성


장기 불황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가운데서도 돈을 내고 혜택을 추가로 받는 유료서비스 시장이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화된 차별화 전략을 통해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려는 유통기업들이 늘면서 유료서비스 전략이 이제는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8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0으로 10월 대비 3.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2월(93.9)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소비자심리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클수록 소비심리가 낙관적, 100보다 작을수록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고용불안과 더불어 최근 식품‧외식 등 생활물가 상승이 더해지면서 씀씀이를 줄이는 국민이 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오히려 돈을 내고 더 많은 혜택을 받으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른바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해 충성고객을 확보하려는 유통업계의 방향과 소비 트렌드가 맞아떨어지면서 기업과 소비자 모두 윈-윈 하는 결과를 불러온 셈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홈쇼핑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유료회원제 '엘클럽(L.CLUB)'을 도입했다. 연회비 3만원으로 1년간 웰컴기프트, 할인 쿠폰, 무료배송, 적립금 등 차별화 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롯데홈쇼핑은 당초 연내 1만명 회원 확보를 목표로 잡았지만 26일 기준 1만6400여명이 가입하면서 약 두 달 만에 목표의 60% 이상을 초과 달성했다. 가입자의 약 75%는 30~40대로 의류, 생활, 식품 등 모든 품목에 걸쳐 상품 구매 빈도가 높은 연령대다.

김종영 롯데홈쇼핑 마케팅부문장은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충성고객 확보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업계 최초로 유료회원제를 도입하게 됐다"며 "엘클럽 회원에게 보다 많은 혜택과 최상의 쇼핑 편의를 제공해 쇼핑 만족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도 유료서비스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옥션과 G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유료멤버십 '스마일클럽' 가입회원이 약 100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4월 온라인쇼핑업계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이 서비스는 자체 프로모션과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 등 굵직한 쇼핑 이슈에 힘입어 최근 한 달여 만에 회원수가 60만명 이상 급증했다.

인터파크티켓은 공연할인과 선예매 등 혜택을 주는 유료 멤버십 서비스 ‘TOPING(토핑)’을 운영 중이다. 2015년 9월 출시 이후 2016년 20%, 2017년 20%, 2018년 30%로 전년 대비 회원 수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올 들어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작되고, 워라밸‧소확행 등 여가 생활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까지 겹쳐지면서 신규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티몬 슈퍼세이브는 도입 8개월 만에 13만7300여명(26일 기준)의 유료 회원을 확보했다. 일반 회원에 비해 적립금 비중이 높고, 회원 전용 상품 등의 혜택을 주는 서비스다.

티몬에 따르면 슈퍼세이브 이용고객들은 일반 고객들보다 월평균 3배 더 구매 횟수가 많았고, 한 달 소비금액도 4배 이상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간 만료 후 다시 서비스에 가입하는 비중은 58%로 절반 이상이 재가입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유통업계는 이 같은 유료서비스가 충성고객 확보에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쿠폰이나 할인 혜택에 따라 매출 차이가 큰 온라인 유통의 경우 유료서비스를 통한 충성고객 확보가 쿠폰 제공 등 마케팅에 비해 장기적으로 매출 증대 효과가 높다는 설명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유입을 늘리기 위해 쿠폰이나 할인혜택 등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매출 규모는 늘지만 수익성이 악화돼 결과적으로는 적자를 기록하는 사례가 많다”며 “최근에는 충성고객을 확보해 이들에게 좀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마케팅 문화도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