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정지선표 현대백화점면세점, 특허 2년 만에 드디어 오픈
관광객 수용 최대 관건인 주차장·엘리베이터 '협소'
면세점 투어·오프닝 행사 참석한 정지선 회장 '침묵'
현대백화점그룹의 숙원 사업이었던 면세점 사업이 1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문을 연 면세점은 현대백화점그룹이 신성장 동력으로 꼽을 만큼 그룹의 역량이 집중된 사업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이날 오프닝 행사에 참석했지만 '은둔형 경영자'로 알려진 만큼 별다른 말 없이 테이프 커팅 행사에만 참여하고 자리를 떴다. 오픈 전날 저녁에도 면세 사업장을 둘러봤지만 직원들에게 "코엑스 내 다양한 콘텐츠 기업들과 협업해 강남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해나가자"는 짧은 말만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정 회장의 숙원사업이다. 현대백화점은 두 번의 도전 끝에 2016년 12월 시내 면세점 신규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면세점 사업에 진출했다. 하지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해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개점 시기를 미루다 특허 취득 2년이 지나서야 문을 열었다.
면세 사업자 중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뷰티&패션, 한류를 콘셉트로 한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스토어'를 차별화로 내세웠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8층부터 10층까지 4311평(1만4250㎡) 규모로 들어선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명품·패션·뷰티·전자제품 등 420여 개 브랜드가 들어선다. 내년도 매출 6700억원, 2020년 매출은 1조원을 상회하겠다는 각오다.
국내 면세점 시장의 매출의 대부분은 따이공(중국인 보따리상)에게 의존하고 있다. 황해연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는 지난 3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따이공에 의해 면세사업이 왜곡되고 있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따이공 시장 역시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 대표는 "시장이 따이공에 의해 왜곡돼 있는 건 사실이다"면서 "과당경쟁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길 희망하고 그에 맞게 과당경쟁을 자제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겠다. 중국의 전자상거래법, 따이공의 규제가 생기고 있는데 따이공 시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면세점에선 처음으로 '알렉산더 맥퀸' 공식 스토어를 여는가 하면 막스마라·베르사체 등이 입점된 '해외패션존'을 별도로 구성했다. 또한 글로벌 비즈니스의 허브인 코엑스 상권을 고려해 휴고보스·몽블랑·제냐 등으로 구성된 '하이엔드 남성존'도 마련했다.
한류 문화 전파를 위한 90여개 브랜드가 입점된 '라이프스타일관'도 들어섰다. 국내 아동복 '해피랜드 통합관'과 패션 브랜드 SJYP가 면세점 업계 처음으로 입점했다.
면세점은 이용객을 위한 전용 엘리베이터, VIP 서비스 등도 내세웠다. 하지만 이날 둘러본 결과 관련 시설이 다소 부족해 보였다. 전용 엘리베이터가 2대에 불과해 관광객들이 몰릴 경우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차 공간 역시 부족하다. 면세점 업계의 이슈 중 하나는 주차의 편리성이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밀려들면서 시내면세점 주변은 관광버스로 인한 교통 체증과 주차대란으로 홍역을 치르게 마련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이를 해소 하기 위해 우선 약 350m 거리에 있는 현대백화점 별관 주차장을 개·보수해 중·대형 전용 주차장(43대)을 마련했다. 다만 주차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1층으로 내려와 면세점이 운영하는 벤을 타고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향후 대형버스를 이용하는 단체 관광객이 늘어날 경우 인근 외부와 공영주차장 증을 추가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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