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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부담 느낀 자영업자들, 종업원 고용 줄였다


입력 2018.10.23 06:00 수정 2018.10.22 21:25        최승근 기자

9월 누적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 2013년 이후 첫 감소세 전환

인건비 부담에 무인주문기 도입 증가…자영업자 나홀로 사장님 비중 70% 돌파

최저임금 인상에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이 올해 종업원 고용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큰 폭으로 상승한 인건비에 부담을 느껴 종업원을 덜 뽑고, 기존 종업원들의 근무시간도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의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8만2000명(1.8%) 감소했다. 도매 및 소매업종의 취업자 수가 63만1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 수가 35만1000명 줄었다.

1월부터 9월까지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3년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달의 경우 전달인 8월과 비교해 취업자 수가 3.8%, 8만6000명 줄었다. 통계청 분류 전 업종 중 사업시설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에 이어 두 번째로 감소폭이 크다.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은 퇴직자들의 창업 비중이 큰 업종 중 하나다. 점포 수가 많은 만큼 경쟁도 치열하지만, 다른 업종에 비해 초기 창업자본이 적게 드는 데다 프랜차이즈도 많아 창업이 비교적 수월해서다.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이 불황형 창업 업종으로 인식되는 이유다.

통계청 통계를 보면 지난해의 새로 생겨난 사업체 중 숙박‧음식점업이 전체의 26.4%를 차지했다. 신생 사업체 4곳 중 1곳이 숙박‧음식점업이란 의미다.

하지만 올해 취업자 통계를 보면 사업체가 증가하는 가운데서도 고용은 오히려 감소했다. 종업원 고용을 줄이거나 아예 고용하지 않고 홀로 점포를 경영하는 사업주가 늘어난 셈이다.

지난 18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는 고용원 없는 1인 자영업자가 70%를 웃돌고 있다는 통계도 제시된 바 있다.

특히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기존 종업원들의 평균 근무시간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주요 산업별 주당 평균 취업시간 통계를 보면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은 전달 대비 1.0시간 감소했다.

유통업계에서는 무인주문기 및 자동판매기 증가와 더불어 24시간 음식점이 급감하고 있는 데서 이유를 찾고 있다.

이미 대형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전체 매장의 절반이 넘는 곳에 무인판매기를 도입한 상태다. 편의점, 외식 프랜차이즈업체를 비롯해 일반 음식점들도 무인판매기 도입 비중을 확대하는 추세다.

무인판매기 월 대여비용이 20만원 미만인 점을 감안하면 근로자를 고용하는 것보다 최대 10배가량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서울 시내 한 일반 음식점에 설치된 무인판매기.ⓒ데일리안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고 인건비 부담이 높아지면서 24시간 영업을 포기하는 자영업자들도 늘고 있다. 야간 근로의 경우 주간 통상임금의 1.5배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이 더 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편의점에서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주요 3사의 경우 야간 영업 중단 비율이 2년 전 10%대 초반에서 현재 10% 중후반으로 높아졌다. 야간 영업을 점주의 자율에 맡기고 있는 이마트24의 경우에는 지난달 말 기준 24시간 영업점이 전체의 25.5%에 불과하다.

서울 구로구의 한 편의점주는 “심야영업 시 가맹본부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어 버티고는 있지만 인건비 부담이 크고 점주가 혼자 심야에 매장을 운영하는 것도 부담이 있어 고민 중”이라며 “주간 근무에도 기존 3명에서 한 명을 줄여 2명만 운영하고 나머지 시간은 직접 매장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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