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시화…'위험 변수'는?
北, 대화 분위기 뒤집을 가능성 적어…한미연합공중훈련 신경전 벌일수도
美, 공화당 중간선거 참패시 북미대화 제동 불가피…트럼프 탄핵 위험
中, 미중 무역전쟁 과열 양상…‘북한카드’로 견제 나서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내달 평양에 방문해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대화의 물꼬가 다시 트이면서 북미정상 간 대면 성사가 유력하지만 미국 중간선거, 중국의 개입 등 돌발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 국무부는 지난 26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목적에 대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이뤄진 약속 이행에 대한 추가적인 진전을 만들고, 2차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같은날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2차 북미회담 개최 시기를 묻는 질문에 "10월에 열릴 수도 있지만 그 후가 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고 말했다. 간신히 대화의 불씨를 살렸지만 협상 일정이 늘어지면서 새로운 변수에 노출될 위험이 커졌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北, 대화 분위기 뒤집을 가능성 적어…한미연합공중훈련 신경전 벌일수도
북한에서는 최고지도자이자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력한 대화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 따라서 북측으로부터 돌발변수가 발생해 북미정상회담이 무산될 가능성은 비교적 적은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공식적인 비핵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외에도 친서까지 주고받으면서 대화 의지를 거듭 재확인하고 있다.
이는 구체적인 비핵화 합의 도출과는 별개로 북미 양 정상이 잦은 만남을 통해 신뢰관계를 공고히 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김정은과의 관계는 어느 때보다도 좋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북측의 대화 메시지에 호응하고 있다.
또 과거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시 협상우위를 점하기 위해 갑작스럽게 태도를 전환하거나 미사일 발사 등 무력도발을 감행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번 북미대화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 북측이 수습하기 어려운 후폭풍을 감수하고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이다.
다만 남·북·미는 매년 11~12월에 실시하는 한미연합 공군 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 개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일 수도 있다. 이 훈련에는 미군 전략자산이 대거 참가하는 탓에 북한 당국이 강한 불만의 뜻을 표출해왔다. 국방부는 지난달 '비질런트 에이스' 개최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돌발 변수로 부각될 가능성이 열려있다.
美, 공화당 중간선거 참패시 북미대화 제동 불가피…트럼프 탄핵 위험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정치적 위기는 북미 핵담판에 결정적인 악재가 될 수 있다. 미국은 오는 11월 6일 상·하원 의원을 새로 선출하는 중간선거를 실시한다. 북미정상회담 개최 일시가 11월 중순으로 미뤄지고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참패할 경우 자칫 북미회담 계획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CNN 등 현지 매체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가 무너진 상황이다. 외교가는 민주당이 상·하원에서 모두 과반의석을 탈환하는 공화당 참패를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과반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를 시작하면 다른 현안들은 뒤로 밀리거나 수정이 불가피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되면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할 예정이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 기조에 따라 지금은 발언을 아끼고 있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대사 등 대북 초강경파들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강경기조 전환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탄핵이 통과되지는 않더라도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대화 구상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과감하게 북미대화를 추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상·하원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의 지원이 있었지만 ‘여소야대’ 현상으로 이같은 이점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中, 미중 무역전쟁 과열 양상…‘북한카드’로 견제 나서나
‘중국 변수’의 부상 가능성에도 시선이 쏠린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와 외교가는 패권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북미대화를 의도적으로 방해하면서 미국을 견제한다는 이른바 ‘시진핑 배후론'을 주장했다. 중국이 북한에 물밑 영향력을 행사해 핵협상 성사를 어렵게 만들고 이에 미국은 중국에 협조를 부탁하는 상황에 처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올해 초 폼페이오 장관 회동, 싱가포르 정상회담 등 미국과 중요한 대화를 앞둔 시점에서 중국에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동했다. 아울러 방중 직후에는 북미회담 취소를 거론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대화에 제동을 걸었다.
올해 초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격화 조짐을 보이면서 중국이 또다시 ‘북한카드’를 내밀 것이라는 우려도 잇따르고 있다. 미중은 지난 24일 상대 국가 수입품에 각각 2000억달러(약 224조원) 와 600억달러(약 67조원)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올 들어 세 번째 관세 공방을 벌였다.
미중 정상은 지금의 강경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단기간에 갈등이 해소될 가능성도 요원하다.
시 주석이 이번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9.9절) 참석을 보류하면서 당장 북·미·중 삼각관계의 파장은 면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가시화된 시점에서 김 위원장이 또다시 중국에 ‘깜짝’ 방문하거나 시 주석이 평양에 방문할 경우, 북미 대화 분위기 급랭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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