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440만명 정전·산사태 등 피해…"희생자 수 늘 것"
전문가 "피해액 22조원…경로 유지시 중국에 134조원 피해"
필리핀서 440만명 정전·산사태 등 피해…"희생자 수 늘 것"
전문가 "피해액 22조원…경로 유지시 중국에 134조원 피해"
슈퍼 태풍 '망쿳'이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필리핀 수도 마닐라가 있는 북부 루손 섬에 상륙하면서 최소 18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15일 오전 1시 40분께(현지시간) 5등급의 허리케인에 상당하는 태풍 망쿳이 최고 시속 305km의 돌풍을 동반한 채 루손 섬에 있는 카가얀 주 해안에 상륙했다.
이후 세력이 다소 약화했지만 최고 시속 195km의 강풍과 폭우가 몰아쳤다. 440만여 명이 거주하는 카가얀 등 7개 주에 전력공급이 완전히 끊기는 등 대규모 정전사태가 벌어졌고 곳곳에서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40곳이 넘는 지역에서 산사태가 발생하고 다수 주택이 붕괴하면서 인명피해도 속출했다.
재난 당국은 최소 13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당국자는 "구조대원의 접근이 어렵거나 통신이 두절된 곳이 많아 희생자 수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은 "카가얀 주 북동쪽에서 폭풍해일이 발생하는 위험한 상황에도 집이 무사한지 확인하려고 귀가한 해안가 주민 70명의 생사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망쿳의 이동 경로인 중국 남부와 홍콩에도 비상이 걸렸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홍콩의 저지대 주민 일부가 이미 안전지대로 대피했고, 16일에는 항공기 운항이 사실상 전면 중단돼 10만 명에 달하는 승객의 발이 묶였다.
또 중국 남부 푸젠 성에서는 어선에 있던 5만1천 명이 대피했고, 약 1만1천 척이 피항했으며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다.
중국과 필리핀은 16일로 예정했던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필리핀 방문을 연기하기로 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소재 엔키 리서치의 재난 모형 설계자 척 왓슨을 인용해 망쿳이 현재 진로를 유지할 경우 중국과 홍콩에 1천200억 달러(약 134조3천400억원) 상당의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전했다.
그는 망쿳에 따른 필리핀의 피해액이 국내총생산(GDP)의 6.6%인 200억 달러(약 22조 3천900억원) 이상이 될 수 있다고 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