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최저임금 시행령 현행 유지해야"
개정시 최저임금 근로자간 최저시급 격차가 최대 40%로 확대
유급휴일이 많은 근로자 추가 임금인상...대·중기 임금차 커져
개성시 최저임금 근로자간 최저시급 격차가 최대 40%로 확대
유급휴일이 많은 근로자 추가 임금인상...대·중기 임금차 커져
지난달 10일 고용노동부가 입법예고한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면 근로자간 최저임금 격차가 커질 수 있다며 시행령을 현행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하지 않은 유급처리시간까지 최저임금을 지급해야하기 때문에 추가 임금 인상 효과가 발생하고 중소·소상공인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등의 경제적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은 17일 고용노동부가 입법예고한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검토의견을 고용노동부에 제출한다고 16일 밝혔다.
정부 개정안은 최저임금 시급 산정 시 ‘실제 일한 시간’에 ‘유급처리시간’까지 더해 최저임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급처리시간’의 대표적인 사례는 일하지 않고 주휴수당을 받는 유급주휴일이다.
한경연은 최저임금은 현행 시행령대로 ‘실제 일한 시간’에 한정해 지급해야 저임금 근로자의 임금 최저수준 보장 및 생활안정이란 최저임금법의 목적과 취지에 맞는다고 강조했다.
한경연은 시행령이 개정되면 ▲일한 시간당 최저임금의 격차가 40%(7530원~1만516원) 발생 ▲유급휴일이 많은 대기업 근로자의 추가 임금인상 ▲최저임금 고율인상(2년간 29.1%)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중소·소상공인의 부담을 가중시키며 이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행령이 개정되면 사업장별로 유급휴일을 어떻게 규정했는지에 따라 최저임금 근로자가 실제 일한 시간당 받는 최저임금이 크게 달라진다.
주 15시간 미만 근로자는 유급휴일이 없어 1시간 일하면 최저시급 7530원만 받는다. 반면 유급휴일이 주 2일(토·일)인 기업의 근로자는 1시간 일하면 최저시급보다 39.7% 높은 1만516원을 받는다.
한경연은 최저임금 근로자 사이에 큰 폭의 임금격차가 발생해 저임금 근로자간 형평성이 훼손된다고 지적했다. 대기업은 일반적으로 일요일을 유급휴일(8시간)로 하고 토요일(4시간·8시간)도 유급휴일로 정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시행령 개정안을 적용할 경우, ‘무노동 유급휴일’이 많은 대기업 근로자 중 일부는 시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해 법을 위반하게 된다. 유급휴일이 주 2일인 기업은 주로 유노조 대기업이다.
한경연은 "유노조 대기업은 정기상여금 등이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시행령이 개정되면 임금총액이 최저임금보다 훨씬 높아도 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 임금인상이 필요해진다"며 "이로인해 대·중소기업 임금차이가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영세·소상공인 중에는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시행령이 개정되면 주휴수당을 반드시 지급해야 되기 때문에 임금지급액이 20.1% 가량 증가한다. 여기에 2018년과 2019년 최저임금 인상률 29.1%까지 반영하면 임금부담이 50%가량 오르는 상황도 가능하다는 것이 한경연의 지적이다.
주휴수당(주당 유급휴일 1일)을 반영하면 우리나라의 실제 일한 시간당 최저임금은 2018년 9045원으로 우리나라보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높은 미국(8051원·5만달러), 일본(8497원·3만달러), 이스라엘(8962원·3만달러) 등보다 최저임금이 높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한경연은 이번 시행령 개정 논의가 촉발된 원인은 주휴수당이라고 지적했다. 주휴수당은 1주 동안 5일 근무하면 1일의 유급휴가를 주는 제도인데 주휴수당을 법제화한 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과 터키 등 2곳에 불과하고 OECD 외에서는 대만 정도가 실시한다고 알려져 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최저임금은 현행대로 ‘실제 일한 시간’에 대해서만 지급해야한다”며 "이번 개정안은 산업현장에서 ‘최저임금 추가 인상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실제 최저임금을 부담하는 기업과 소상공인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며 정부의 신중한 접근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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