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하는 펩, 반격 나서는 맨유 무리뉴
펩 과르디올라와 주제 무리뉴 감독이 프리미어리그 입성 후 3년차를 맞는다. 두 명장은 과거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수장으로 치열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한 바 있다.
당시 볼 점유율 축구와 티키타카라는 혁신적인 전술을 통해 세계 축구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바르셀로나는 황금기를 맞이했다. 이러한 역대급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무리뉴 감독은 나름의 파훼법을 제시하며 선전했지만 대세를 완전히 바꾸지 못했다.
과르디올라와 무리뉴은 영국에서 재회했다. 공교롭게도 2016년 여름 맨체스터를 연고지로 하는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것.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짓궂은 운명이었다.
2시즌 동안 과르디올라가 이끄는 맨시티는 무리뉴의 맨유를 완전히 압도했다. 첫 시즌은 적응기였다. 맨시티는 2016-17시즌 리그 3위(승점 78)를 차지한 반면 맨유는 6위(승점 69)에 그쳤다. 맨시티는 무관에 머물렀고, 맨유는 유로파리그 우승에 힘입어 챔피언스리그 진출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지난 시즌에는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2년차로 접어들며 과르디올라식 전술이 팀에 완벽하게 뿌리내렸다. 맨시티는 역대 최다인 승점 100을 달성하며 독주 체제 끝에 리그 정상에 올랐다.
맨유도 시즌 초반 많은 승점을 적립하며 맨시티에 저항했으나 역부족이었다. 2013년 여름 알렉스 퍼거슨 경 은퇴 이후 맨유는 가장 높은 순위인 2위로 마감했지만 맨시티에 19점차로 뒤지며 자존심을 구겼다. 결과 못지않게 비판의 수위가 높은 점은 무리뉴의 지루한 수비 전술이었다.
특히 과르디올라의 아름다운 축구와 상반된 실리적인 전술에도 불구하고 무리뉴는 결과로 증명하지 못했다. 맨체스터의 맹주는 완전히 맨시티로 넘어간 흐름이다.
이번 2018-19시즌은 과르디올라와 무리뉴의 3년차다. 무리뉴는 언제나 세 번째 시즌에 부진을 면치 못했다. 맨유의 올 시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일단 오프 시즌에서의 행보가 더디다. 지난 2년 동안 이적시장을 주도했던 맨시티와 맨유답지 않게 이상하리만큼 조용한 것이 눈에 띈다. 특히 맨유는 올 여름 많은 영입을 해도 모자를 판국에 고작 프레드, 달롯을 스쿼드에 추가했을 뿐이다.
무엇보다 손을 봐야할 포지션이 투성이다. 센터백, 좌우 풀백, 2선 측면 윙어 부재, 백업 스트라이커 등 약점이 두드러진다. 무리뉴 감독은 “구단 측에 영입을 요청했지만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맨시티는 여유롭다. 레스터 시티로부터 리야드 마레즈를 영입하며 2선의 뎁스를 강화했다. 이미 지난 시즌 충분한 스쿼드를 확보한 터라 굳이 많은 변화를 가져가지 않고 있다. 베르나르두 실바가 후반기 들어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고, 장기 부상에 시달린 벵자멩 멘디도 건강하게 돌아왔다. 선수들은 과르디올라의 전술을 완벽하게 흡수하고 있다.
특히 맨시티는 지난 5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의 2018 FA 커뮤니티 실드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프리 시즌 동안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남겼지만 케빈 데 브라이너, 다비드 실바, 라힘 스털링 등 주전들이 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첼시보다 한 수 위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강력한 전방 압박과 세밀한 패스, 빠른 공수 전환 등 맨시티의 클래스를 여실히 증명한 경기였다.
맨시티는 챔피언이고, 맨유는 도전자의 입장이다. 이번에는 무리뉴가 과르디올라에게 KO 펀치를 날릴 수 있을까. 오는 11일 맨유와 레스터 시티의 2018-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본격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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