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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노-노갈등 격화…정규직 "비정규직과 관계 다시 판단"


입력 2018.07.30 10:58 수정 2018.07.30 11:24        박영국 기자

부평 2공장 1교대제 전환 논의 과정서 비정규직 노조 회의실 봉쇄 등 방해

정규직 "노조가 노조활동 방해 있을 수 없는 일"

한국지엠 비정규직노조 조합원들이 26일 노사간 고용안정특별위원회가 열리는 노조 회의장 앞을 점거하고 있다.ⓒ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부평 2공장 1교대제 전환 논의 과정서 비정규직 노조 회의실 봉쇄 등 방해
정규직 "노조가 노조활동 방해 있을 수 없는 일"


한국지엠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조합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정규직 노조는 정규직 조합원들 고용보장에 전력을 다해야 할 판인데, 비정규직 노조가 자신들의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정규직 노조 활동을 방해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 27일 고용안정특별위원회 5차 회의를 열고 8월 중순부터 부평 2공장에 대해 1교대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노사는 조만간 1·2공장의 인원 배치 계획을 논의하고 근무제 변경에 따른 근로자 고용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부평 2공장은 중형 세단 말리부와 중형 SUV 캡티바를 생산하고 있었으나, 최근 말리부 수요가 감소하고 캡티바는 수입 판매되는 이쿼녹스로 대체되면서 단종 수순을 밟고 있어 생산물량이 급감한 상태다.

이에 따라 2공장 가동률이 20~30%까지 떨어지면서 회사측은 더 이상 2교대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 하에 한시적인 1교대 전환을 추진해 왔다. 물량이 없을 때는 1교대로 운영하다 추가 물량이 확보되는 내년 하반기에 다시 2교대로 복귀하자는 것이다.

노조는 그동안 고용불안을 이유로 확실한 생산 물량 확보 계획 없이는 1교대 전환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나 회사측이 내년 하반기부터 트랙스의 해외 판매 버전인 앙코르와 모카 물량 7만5000대와 말리부 4만5000대 등 12만대가 투입되년 2교대 운영이 가능하다고 제시하며 합의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구체적인 인원 배치 계획과 시행 시기는 좀 더 논의해 봐야겠지만 가동률이 20~30% 밖에 안되는 상황에서 2교대를 운영하는 비효율성을 그대로 둘 이유는 없다는 데 노사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노사 합의는 이뤄졌으나 잡음은 여전히 존재한다. 비정규직 노조가 1교대 전환시 하도급 수요가 줄어든다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노사는 지난 26일 5차 고용안정특위를 열 예정이었으나 비정규직 노조의 방해로 일정이 하루 밀렸다. 당시 비정규직 노조는 특위가 열리는 노조 대회의실을 점거하고 노사 위원들의 출입을 봉쇄해 결국 회의가 27일로 연기된 것이다.

이와 관련, 정규직 노조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정규직 노조를 대표하는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자체 소식지를 통해 비정규직 노조의 이같은 행위를 ‘47년 노조 역사상 초유의 사태’라며 “있을 수도 없고, 일어나서도 안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노조가 노조의 활동을 방해한 것은 좌시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한국지엠지부는 나아가 “앞으로 (비정규직 노조와의) 관계를 다시 판단할 것”이라는 엄포까지 놨다.

한국지엠지부는 “비정규직지회의 투쟁과 활동은 공감하지만 한국지엠지부의 조합원들의 문제가 우선이기에 전면적으로 비정규직지회에 동참할 수 있는 상황은 못 된다”면서 “그럼에도 지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을 함께하려 했으나 비정규직지회가 지부의 노조활동을 방해했고, 이에 대해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1교대 전환 논의 과정에서 한국지엠지부가 중점을 둬야 할 부분은 정규직 근로자들의 고용보장으로, 하도급 업체 소속인 비정규직 근로자들까지 챙길 여유는 없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비정규직지회가 물리적 실력 행사에 나서자 정규직 지회가 ‘관계 재정립’이라는 카드를 꺼낸 것이다.

사측 역시 비정규직 노조가 1교대 전환을 반대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1교대 전환은 비효율적인 운영을 효율화하겠다는 과정인데, 비정규직 노조의 주장은 도급계약이 줄어들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계속해서 비효율적으로 운영하라는 소리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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