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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엔진 꺼진 車 보험 시장…대형사 쏠림 가속


입력 2018.07.29 06:00 수정 2018.07.29 09:28        부광우 기자

올해 성장률 0.7% 그칠 전망…생존 싸움 치열

맷집으로 버티는 대형 손보사들…양극화 심화

보험연구원은 올해 국내 손보업계의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가 전년 대비 0.7%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보험연구원이 기존에 내놨던 3.2%에 비해 2.5%포인트 낮아진 전망치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이 올해 사실상 0%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이면서 손해보험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손해보험사들 사이의 생존 싸움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보험 시장은 상대적으로 맷집이 탄탄한 대형 손보사들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29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손보업계의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전년 대비 0.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보험연구원이 기존에 내놨던 3.2%에 비해 2.5%포인트 낮아진 전망치다.

최근 몇 년 간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의 성장 곡선 기울기는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는 현실이다. 최근 3년 간 전년 대비 자동차보험 원수보험 증가율은 ▲2015년 10.7% ▲2016년 9.4% ▲2017년 2.8% 등으로 뚝 떨어진 상태다.

이처럼 손보업계의 자동차보험 성장에 제동이 걸리고 있는 이유는 우선 차량 수가 예전만큼 늘지 않고 있는 영향이 크다. 올해 1분기 자동차 등록대수 증가율은 3.2%로 전년 동기(3.7%) 대비 0.5%포인트 하락했다.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내수 판매가 정체될 것으로 보여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인터넷이나 모바일 등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저렴한 비대면 판매 채널 가입이 확산되고 있는 점도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수익을 감소시키고 있는 중요한 요소다. 지난해 원수보험료 기준으로 인터넷(CM) 모집 채널의 자동차보험 점유율은 14.5%로 전년(11.6%) 대비 2.9%포인트 상승했다. 2013년(5.2%)과 비교하면 5년 새 3배 가까이 오른 수치다.

그럼에도 자동차보험은 손보사들에게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사업이다. 의무보험이라는 특성 상 손보업계에서 가장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성장성이 떨어지고 있음에도 보험료 인하와 마일리지 할인 확대 등 손보사들의 간 눈치 보기가 계속되는 이유다.

실제로 자동차보험을 둘러싼 손보사들의 경쟁은 오히려 예전보다 치열해진 모습이다. 자동차보험 갱신 시 기존 보험사가 아닌 다른 보험사로 이동 가입한 계약자 비중은 2016년 16.7%에서 지난해 18.1%로 1.4%포인트 상승했다. 손보사들의 가격 경쟁 심화와 인터넷을 통한 가격 비교 편의성 향상 등으로 소비자가 좀 더 쉽게 보험사를 변경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예전보다 나아졌다는 점은 손보사들 사이의 경쟁을 더욱 뜨겁게 만드는 요소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가입자들로부터 받은 보험료 중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이 수치가 낮아질수록 해당 상품에서 보험사의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의미다. 손보사들이 지난해 자동차보험에서 기록한 손해율은 80.9%로 90%에 육박했던 2014년(88.4%)에 비해 상당히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제한된 여건 속에서도 경쟁을 지속할 여력을 갖춘 대형 손보사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자동차보험 시장은 양극화가 심화되는 흐름이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은 ▲2013년 72.9% ▲2014년 74.3% ▲2015년 77.4% ▲2016년 79.1% ▲2017년 80.2% 등으로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파워와 모집조직, 보상인력, 전산인프라 구축 등 규모의 경제 효과가 더해지면서 대형사 중심의 자동차보험 시장 쏠림기 가속화하고 있다"며 "당분간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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