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비싼차가 '효자'…한국지엠은 스파크가 '소년가장'
완성차 업체 주력트림 3000만원대 잘 팔려… 수익성 확보 ‘효자 노릇’
한국지엠 각종 악재로 경차 스파크가 ‘소년가장’ 역할
상반기 국내 완성차 업체별 최고 판매 차종은 대부분 주력트림 기준 3000만원대의 ‘비싼차’가 차지하며 판매대수와 수익성 확보 측면에서 효자 노릇을 했다. 반면 한국지엠은 각종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1000만원대 초반의 경차 스파크가 ‘소년가장’ 역할을 했다.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각 업체별 판매실적을 이끈 차종은 현대자동차 그랜저, 기아자동차 카니발, 르노삼성자동차 QM6,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 한국지엠 스파크 등이었다.
현대차는 그랜저 덕을 톡톡히 봤다. 그랜저는 국내 시장에서 준대형 세단의 대명사로 불리며 강력한 브랜드파워를 지닌 데다 2016년 말 출시된 6세대 풀체인지 모델이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월 1만대 내외의 판매실적으로 인기를 끌어 왔으며, 올해도 상반기에만 5만8468대가 팔리며 월평균 9700대의 성적을 유지했다.
그랜저는 2.4 가솔린 기본모델도 3000만원을 넘으며 최고가인 3.3 가솔린 최상위 모델은 4330만원에 달하는 현대차의 대표적인 고가 차종이다.
기아차는 미니밴 카니발이 상반기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올해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차량을 출시해 소비자의 눈길을 끈 카니발은 상반기 총 3만5952대나 판매되면서 볼륨 차급인 세단과 SUV에 속한 쟁쟁한 차종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카니발 가격도 주력 트림이 3000만원 이상에 최상위 트림은 4000만원에 육박한다.
전 세계적으로 SUV 흥행 분위기에 따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주력 SUV 역시 실적을 견인했다. 올 상반기 르노삼성차의 효자 차종은 QM6였다. 르노삼성차의 주력 세단인 SM6가 전년 동기대비 절반 밖에 판매되지 못한 상황에서 QM6가 올 상반기 총 1만2804대 판매되며 전체 판매실적을 지탱하는 역할을 했다.
중형 SUV인 QM6 가격은 가솔린 모델이 2000만원대 중후반이지만 디젤 모델은 2000만원대 후반부터 시작해 3000만원대 중반에 이른다.
올 상반기 쌍용차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는 소형 SUV인 티볼리였다. 티볼리는 상반기에 총 2만690대가 판매됐다. 하지만 전년 동기대비 약 8000대 가량 감소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실질적인 쌍용차의 효자 차종은 회사내 판매 2위인 렉스턴 스포츠였다. 올해 1월 출시된 렉스턴 스포츠는 주력 트림이 2000만원대 중후반인 고가 차종임에도 불구 상반기 1만9165대의 판매실적으로 티볼리에 근접하는 판매실적을 보였다. 픽업트럭 형태의 오픈형 SUV인 이차는 출시 직전 목표인 월 2500대를 한참 상회하고 있다.
판매가격이 높은 차는 매출 뿐 아니라 수익성에도 도움을 준다. 업계에서는 차량 가격 2000만원 전후를 기준으로 수익성이 높은 차와 그렇지 않은 차로 나눈다. 현대차와 기아차, 르노삼성, 쌍용차는 모두 높은 수익성을 보장하는 차들이 전체 판매실적을 이끈 셈이다.
반면 한국지엠은 전반적인 판매 부진 가운데 그나마 경차 쉐보레 스파크가 소년가장 역할을 하고 있다. 한때 주력 차종 역할을 했던 말리부는 물론 신차 이쿼녹스도 좋은 성적표를 내놓지 못했다.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위기를 겪은 한국지엠은 그 여파로 내수시장에서도 불황을 면치 못했다. GM 본사로부터 수입해 야심차게 출시했던 중형 SUV 쉐보레 이쿼녹스마저도 판매 첫 달인 6월 400대에 못 미치면서 신차효과를 무색하게 했다.
그런 한국지엠의 판매실적을 지탱한 것은 스파크로, 상반기 1만6887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다른 차종들의 판매가 줄줄이 반토막이 난 가운데 스파크는 가장 낮은 감소율(29.5%)을 보였다. 5월 2656대에서 페이스리프트 모델 판매가 본격화된 6월 3850대로 실적이 오르며 지난해 6월(3925대)과 비슷한 수준까지 회복된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다만 최근 경차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과, 저렴한 가격대인 경차를 팔아서는 수익성 확보에 한계가 점 등은 한국지엠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준중형 세단이나 소형 SUV 이상은 돼야 실질적인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그 미만 가격의 차급은 많이 팔아봐야 공장을 돌릴 물량을 확보하고 고정비용을 충당하는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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