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선거제도에서 다당제 어려워질 것,
정계개편 흐름 거역하긴 힘든 상황” 언급
정치 일선 떠났다 복귀 시점 저울질할 듯
“현행 선거제도에서 다당제 어려워질 것,
정계개편 흐름 거역하긴 힘든 상황” 언급
정치 일선 떠났다 복귀 시점 저울질할 듯
‘다당제 정치실험’의 실패를 자인하고 정치활동의 새로운 명분 찾기에 나서는 것일까.
정치일선에서 퇴진을 선언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현 바른미래당) 대표가 양당 체제로 정계개편을 피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여러가지 해석을 낳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철수 전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현행 선거제도가 계속되는 한 다당제를 지키기는 어려워질 것”이라며 “앞으로 정계개편의 흐름을 거역하긴 힘든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정계개편을 통해 양당 체제로의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이러한 예측에는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소속 정당과 자신의 쓰디쓴 경험이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2~3인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로 시행되는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약간의 당선자를 내기도 했으나, 1인을 선출하는 광역단체장·기초단체장·광역의원 선거에서는 전국적으로 1명을 제외한 전원이 낙선하는 참사을 맞았다. 안철수 전 대표 본인도 낙선했다.
이러한 결과로 미뤄볼 때, 다가올 총선에서 선거구당 1인을 선출하는 소선거구제가 유지되면 제3당인 바른미래당의 당적으로 출마해서는 당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총선 전에 양당 체제로 개편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범(汎)보수 광역단체장을 포함해 정치권 안팎의 전망이 대부분 일치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중도·보수·우파를 모두 합쳐서 새로운 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도 “야권이 이대로 갈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했다.
다만 ‘거역하기 힘든 상황’에서 안철수 전 대표 본인이 운신할 공간이 없는 게 문제다.
안철수 전 대표는 줄곧 ‘다당제’를 자신의 정치활동의 명분으로 삼았다. 지난해 대선 패배 이후 3개월여만에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에 복귀한 것도 “다당제를 지키겠다”는 명분이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지금껏 그래왔듯 기득권과 싸우며 양당제가 고착시켜온 기득권 정치를 극복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계개편의 흐름을 거역하기 힘들다고 해서 자신이 그간 해왔던 말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으며, 양당 중 어느 한 정당으로 향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와 관련해 야권의 한 중진의원은 “안철수 전 대표의 상황이 2014년 (민주당에 들어가) 새정치민주연합을 결성할 때와는 판이하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다당제를 지켜야 한다는) ‘초식(招式)’을 다시 쓴다면 국민이 받아들이지 못하지 않겠느냐”는 안철수 전 대표의 말에는 이러한 곤혹스런 심경이 묻어난다는 지적이다.
이렇게 보면 안철수 전 대표가 양당 체제로의 정계개편이 진행되는 와중에 정치의 현장과 거리를 두려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측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지만, 아예 해외로 떠나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야권 중진의원은 “안철수 (전) 대표에게 아직 한차례 정도의 기회는 더 있다고 본다”며 “경제실정 심판 등의 새로운 정치명분을 들고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되는 방식 등으로 2020년 총선 직전 정계에 복귀하는 게 자연스러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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