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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의 고통 연출한 아이슬란드 GK


입력 2018.06.17 07:18 수정 2018.06.17 09:46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후반 결정적 PK 찬스 실축으로 날려

영화감독 겸업 할도르손 GK 'MOM'

리오넬 메시 ⓒ 게티이미지

“어쩌면 2018 러시아월드컵이 나에게는 마지막 월드컵 우승 기회일 수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함께 세계 축구를 양분하는 리오넬 메시가 월드컵 우승에 보이는 집념은 대단하다.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러시아월드컵에 대한 의지는 그만큼 강했다. 그런 메시가 첫 단추를 제대로 꿰지 못했다. PK 실축은 물론 슈팅 난사로 기대치를 밑돌았고, 아르헨티나는 선제골을 넣고도 이기지 못했다.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가 16일(한국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서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D조 첫 경기에서 1-1 무승부에 그쳤다.

메시-아게로 등 아르헨티나의 공격은 장신 군단 아이슬란드 특유의 ‘얼음수비’를 깨지 못했다. 전반 19분 이게로가 박스에서 터닝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지만,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아이슬란드 핀보가손에 동점골을 얻어맞았다.

이후 아르헨티나는 볼 점유율이 80%에 달할 만큼의 주도권을 잡고도 좀처럼 아이슬란드의 수비를 깨지 못했다. 개인기에 기댄 돌파도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오히려 아이슬란드의 빠른 역습을 신경 써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고전하던 아르헨티나는 후반 18분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아이슬란드 박스에서 메시가 PK를 얻어낸 것이다. 당연히 메시가 키커로 나섰다. 전날 호날두가 스페인전에서 보여준 해트트릭의 맹활약은 아니더라도 승리를 확정지을 수 있는 결승골을 넣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영화감독이라는 직업도 갖고 있는 아이슬란드 GK 할도르손. 할도르손 트위터 캡처

하지만 아이슬란드 골키퍼 할도르손에 막혀 골문을 뚫지 못했다.

동료들은 물론 메시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실축을 만회하기 위해 남은 후반 시간 수차례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은 열지 못했다. 1-1 무승부로 경기가 종료됐다. 아르헨티나는 조 1위를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를 놓치고 말았다.

메시는 경기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PK 실축은 고통스럽다. 승점3을 챙길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를 날렸기 때문이다”며 자책했다. PK를 성공했다면 메시가 MOM으로 선정될 가능성도 있을 정도의 결정적 기회였다.

오히려 MOM은 메시에게 고통을 안긴 골키퍼 할도르손이 차지했다. 유로2016에서 호날두의 슈팅을 거푸 막아냈던 그 골키퍼다.

할도르손은 경기 후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를 통해 “메시의 PK를 수없이 보며 대비해왔다. 그의 PK를 많이 봤는데 최근에 어떻게 PK를 했는지 철저히 보고 연구했다”고 밝혔다.

결국, 할도르손은 메시에게 고통을 안기며, 인구 34만의 작은 나라 아이슬란드에 역사상 첫 월드컵 승점을 선사하고 16강행 가능성을 키웠다. 영화와 TV광고 감독이라는 직업도 갖고 있는 할도르손이 메시의 고통을 극대화시키며 아르헨티나전을 극적으로 연출한 셈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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