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바람 잘 날 없는 가상화폐 시장…G20 논의 앞두고 '찬물' 끼얹나


입력 2018.06.11 18:24 수정 2018.06.11 21:56        배근미 기자

10일 새벽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역대 최대 '400억원' 규모 피해

자산가치 인정부터 검찰 압수수색까지…냉온탕 속 당국 기조 '관심'

국내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해킹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피해 소식이 알려지면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화폐 시세는 10% 가까이 급락했고, 그동안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가상화폐 제도화를 목놓아 기다려온 업계에도 또다시 찬물을 끼얹게 됐다. ⓒ코인레일

국내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해킹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피해 소식이 알려지면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화폐 시세는 10% 가까이 급락했고, 그동안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가상화폐 제도화를 목놓아 기다려온 업계에도 또다시 찬물을 끼얹게 됐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7위권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레일(Coinrail)이 10일 오전 1시 약 40분 간에 걸쳐 해킹 공격을 받았다. 거래소가 이날 해킹으로 탈취당한 가상화폐는 펀디엑스(NPXS), 엔퍼(NPER), 애스톤(ATX), 트론, 스톰 등 총 9종 36억개로, 그 피해규모만도 역대 최대 규모인 4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인레일은 현재 거래를 전면 중단하고 시스템 점검을 진행 중에 있다. 코인레일 측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유출된 가상화폐의 3분의 2가량은 회수하거나 거래중단 조치를 했다. 정확한 피해는 지속적으로 확인 중이며 관련된 모든 사항은 경찰 관계기관이 조사 중”이라며 “코인개발사들과 긴밀히 연락을 취하며 후속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금융당국의 가상화폐 시세조작 의혹 조사에 이어 이번 해킹사건으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가상화폐 시세 역시 일제히 폭락했다.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현재 비트코인 시세는 전일 대비 6.5% 하락한 755만원으로 나타났고, 이더리움 역시 58만6000원 수준으로 24시간 전보다 8.2% 떨어졌다. 이번 해킹을 통해 유출된 트론의 경우 52~53원대 시세를 기록하며 전일 대비 15% 이상 급락세를 보였다.

그동안 국내 주요 거래소에 대한 전방위 검찰 수사 확대 등 잇단 악재에도 불구하고 가상화폐업계 안팎에서는 제도화가 한 걸음 앞으로 다가왔다는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지난달 말 대법원이 음란물 사이트 개설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재산을 몰수하는 과정에서 획득한 5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몰수 대상에 포함시키면서 사상 처음으로 가상화폐의 자산 가치를 법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또 국회 정무위 소속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당국과 논의를 거쳐 대표 발의한 ‘특정 금융거래 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일부 개정안’에 가상화폐 거래소의 자금거래 의심신고 의무화 규정과 가상화폐의 정의(교환의 매개 또는 가치의 저장 수단으로 인식되도록 하는 것으로 전자적 방법으로 이전 가능한 증표 또는 증표에 관한 정보)가 함께 담기면서 일각에서는 정부가 가상화폐의 화폐 기능 일부를 사실상 인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이같은 거래소의 제도화 여부나 가상화폐 정의 등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가상화폐에 대한 (금융당국의) 기존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재산적 가치가 있다는 것은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는 일이나, 이를 금융상품으로 볼 것이냐 금융규제 대상으로 삼을 것이냐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러한 가운데 국내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 규제의 윤곽이 이르면 이달 말쯤 나올 것으로 전망돼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당장 이번 주 서울에서 가상화폐를 주제로 한 ‘G20 글로벌 금융안정 컨퍼런스‘ 등을 통해 각국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며, 다음달 21일로 예정된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가상화폐 제도화 여부에 대한 국제 공동 규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3월 열린 G20회의에서도 회원국들이 가상화폐를 암호화 자산으로 정의하고 국제공조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우리 정부는 가상화폐에 대한 정의조차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등 수 개월 째 신중론만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당국이 가상화폐 시장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해킹사고 등을 계기로 거래소 양성화 대신 현재와 같은 규제 강화에만 몰두하는 것은 아닐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배근미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