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ㆍ재건축 수주전 컨소시엄 구성이 묘수
올해 시공사 선정 총 38개 단지 중 7개 단지 컨소시엄이 따내
출혈경쟁 보다는 수익 나눠도 안정적인 컨소가 유리하다는 부석
최근 재개발·재건축 수주전에서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전략적 제휴)을 구성해 시공권을 따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출혈경쟁을 줄이고 사업비 절감, 분양 리스크 분담이라는 ‘1석 3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사업지에서는 경쟁구도로 맞서있던 건설사가 입찰 직전 상대 건설사와 손을 잡고 시공권 수주 확률을 높이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정부가 과도한 경쟁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는 만큼 컨소시엄 구성이 묘수로 떠으르며, 브랜드 상승 효과 등 경쟁력을 배가시키려는 전략으로 평가하고 있다.
6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시공사를 선정한 단지 가운데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공권을 확보한 단지는 총 7곳이다.
이는 올해 시공사를 선정한 정비사업지 총 38개 단지 가운데 비율은 작지만, 지난해 단독수주가 많았던 것을 감안하면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 건설사 컨소시엄이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 1월부터다. 현대산업개발과 롯데건설 컨소시엄은 경기도 의왕 고천가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이 밖에 ▲서울 봉천12-1구역 재개발(삼호+대림산업) ▲경기도 남양주 덕소5B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동양건설산업+라인건설) ▲경기도 수원 영통1구역 재개발(대우건설+SK건설) ▲대전 도마변동3구역 재개발(GS건설+포스코건설+현대건설) ▲인천 로얄맨션 재건축(극동건설+금광기업) ▲경기도 파주 금촌새말지구 재개발(중흥토건+롯데건설) ▲서울 송파구 문정동136 재건축(현대엔지니어링+대림산업) 등이 컨소시엄이 시공사로 낙점된 곳이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끈 곳은 우선 대전 도마·변동3구역 재개발 사업지다. 이곳은 GS건설과 현대건설이 경쟁을 벌이다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후 포스코건설이 GS건설 컨소시엄을 상대로 시공권 확보에 나섰지만, 포스코건설 역시 컨소시엄에 참가하며 경쟁구도가 사라졌다. 결국 대형건설사 3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역건설사인 금성백조주택과 수주전이 치러지게 됐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136번지 일대 재건축 사업지도 비슷한 경우다. 지난해만해도 이곳은 GS건설과 대림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공권을 확보하려다가 GS건설이 빠지고 현대엔지니어링이 뛰어들면서 대림산업과 현대엔지니어링이 경쟁을 예고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조합을 설득해 단독 수주를 노렸지만, 대림산업의 적극적인 수주의지로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시공사 입찰에는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과 쌍용건설이 맞붙었고, 컨소시엄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앞으로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컨소시엄 구성은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3일 시공사 선정총회를 개최한 인천 상인천초교주변 재개발 사업지도 한화건설·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 SK건설이 경쟁을 벌여 시공권을 따냈다.
또 오는 23일 시공사 선정총회가 열릴 예정인 대전 도마·변동9구역 재개발 사업지도 공격적으로 수주를 노리던 한화건설과 한진중공업이 전략적 제휴를 맺은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비사업에서 컨소시엄으로 시공권을 확보하면 수익은 줄어들 수 있지만, 지역과 단지마다 우위에선 건설사가 달라 서로 이득을 볼 수 있는 이점도 챙길 수 있어 장점이 많다”며 “분양시장 침체가 본격화될 것을 대비해 건설사들이 전략적 제휴를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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