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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프트가 딜레마로’ 고민 안긴 기성용 활용법


입력 2018.06.03 00:02 수정 2018.06.02 19:13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야심차게 꺼내 든 스리백 카드 결국 실패로

수비에서 제 능력 100% 발휘 못해

기성용 스리백 카드는 결과적으로 실패로 끝났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신태용 감독이 야심차게 꺼내든 ‘기성용 시프트’ 스리백 카드가 실패로 돌아갔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에서 1-3으로 패했다.

당초 스리백 카드를 공언한 신태용 감독은 주장 기성용을 후방으로 내려 수비라인을 형성케 하는 시프트를 가동했다. 4년 전 임시 감독직을 맡았을 때 우루과이를 상대로 재미를 봤던 바로 그 전술이었다.

4-4-2 포메이션이 대표팀의 플랜A로 자리 잡는 듯 보였지만 신태용 감독이 스웨덴전을 대비해 스리백 카드 역시 구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날 보스니아를 상대로 얼마나 빛을 발휘할지 큰 관심을 모았다.

전반 초반에는 신 감독의 구상대로 흘러가는 듯했다.

기성용은 후방 빌드업에서 장기인 패싱력을 발휘했다. 공격 전개 시 넓은 시야를 앞세워 측면과 전방으로 정확한 키 패스를 배달하며 시발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또한 전체적인 라인을 조율하며 수비진의 안정화에 기여한 것도 기성용의 공이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직접 미드필드 라인까지 올라와 공격에 가담했고, 강한 압박으로 상대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기성용 시프트는 실패로 돌아갔다.

한국 수비진은 전반에만 2골을 허용하는 등 장거리 원정에 나선 보스니아에게 무려 세 골이나 허용하고 말았다.

보스니아를 상대로 수비에서 약점을 드러낸 대표팀.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스리백으로 나선 기성용이 부진했다기보다는 확실히 미드필더로 나섰을 때보다 수비진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사실상 많지 않았다.

그간 대표팀 중원은 기성용이 중심을 잡았다. 공수 조율 능력에서 최고를 자부하는 기성용이 있었기에 대표팀의 중원은 늘 든든했다.

하지만 수비진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하지 못했다. 후방에서 전방으로 찔러주는 롱패스는 일품이었지만 공격수들과의 짧은 패스를 통한 연계와 자신의 장기인 수준급 볼 컨트롤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

오히려 수비에서는 시간이 흐를수록 느린 발이 약점으로 부각되며 대인마크에서 어려움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186cm의 큰 신장에도 공중볼 장악 능력에서는 뚜렷한 장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제 신태용 감독은 기성용의 활용도를 놓고 다시 새로운 고민을 해야 한다. 기성용도 대표팀도 완성도가 떨어지는 스리백 전술에서 딜레마에 직면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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