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한’ 양현종, 2년 연속 20승도 물거품?
두산 상대로 7.2이닝 역투에도 패전 멍에
야속한 타선 지원과 불펜의 방화로 고개 숙여
올 시즌 5할 승률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KIA 타이거즈가 또 다시 역전패를 허용했다.
KIA는 1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리그 1위 두산과의 경기에서 3-5로 재역전패 했다.
이날 경기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양 팀이 나란히 에이스를 투입해 관심을 모았다. KIA는 양현종, 두산은 린드블럼으로 맞붙을 놓았다. 결과적으로 양현종은 7.2이닝 동안 99개의 공을 던지며 역투했지만 8피안타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2회초 양현종은 선취점을 허용했다. 이닝 시작과 함께 김재환에 좌월 2루타, 양의지에 우전 적시타로 연속 안타를 맞아 1점을 내줬다. 이후 양현종은 6회초까지 실점하지 않고 순항해 에이스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3회초부터 6회초까지 4이닝 동안 득점권까지 주자를 보내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린드블럼에 묶여 무득점에 허덕이던 KIA 타선은 경기 중반 이후 힘을 냈다. 6회말 1사 후 안치홍의 2타점 좌중월 2루타로 2-1 역전에 성공했다. 양현종이 7회초 1사 후 김재환에 좌중월 솔로 홈런을 맞아 2-2 동점이 됐지만 7회말 김선빈의 내야 안타 적시타로 3-2 리드를 다시 잡았다.
하지만 경기 흐름이 8회초 2사 후에 꼬였다. 2사 1루에서 오재원의 타구가 양현종의 왼쪽 발목에 맞고 굴절돼 내야 안타가 됐다. 이후 양현종은 이닝을 매듭짓지 못하고 마무리 임창용에 마운드를 넘겼다. 이때만 해도 양현종의 승리 투수 요건은 살아 있었다.
하지만 임창용은 풀 카운트까지 끌려간 끝에 박건우에 우중간 역전타를 허용했다. 2사 후 풀카운트였기에 누상의 주자들은 모두 투구와 동시에 스타트했다. 2루 주자 김재호는 물론 1루 주자 오재원까지 득점해 3-4로 판세가 뒤집혔다. 양현종의 승리 투수 요건이 날아감과 동시에 패전 위기에 몰리고 말았다.
8회말 KIA는 무사 1, 2루 재역전 기회를 잡았지만 중심타선이 맥없이 물러나고 말았다. 설상가상 9회초 임창용이 양의지에 중월 솔로 홈런을 통타당해 3-5까지 벌어졌다.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KIA의 허술한 불펜이 다시 민낯을 드러내며 에이스 양현종에 패전의 멍에를 씌운 셈이 됐다. 양현종의 평균자책점도 2.88에서 3.05로 나빠졌다.
양현종은 최근 2경기에 모두 패하며 2연패를 기록하게 됐다. 그는 5월 26일 마산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지만 패전 투수가 됐다. 이날 KIA 타선은 양현종에 단 1득점도 지원하지 못한 채 0-5로 완패했다.
KIA는 1일 경기 패배로 또 다시 5할 승률이 무너졌다. 27승 28패 승률 0.491로 5위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우승 후보 KIA가 5할 승률 안팎에서 오가는 이유는 최근 양현종 등판 경기를 통해 드러난다. 타선 혹은 불펜이 에이스를 뒷받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에이스 등판 경기를 잡지 못하는 팀이 상위권을 넘보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2일 현재 양현종은 82.2이닝으로 이닝 소화 2위, 합계 투구 수 1231구로 4위에 올라있다. 2개 부문 모두 국내 투수 중에는 리그 1위다.
KBO리그 국내 투수 중 명실상부 최고 투수지만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시즌 18승으로 2년 연속 20승은 불가능하다. 양현종이 더 이상 ‘불운한 에이스’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KIA 동료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글: 이용선, 김정학 /정리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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