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 불완전판매 3년 연속 1위 생보사의 커지는 고민
ING생명 지난해 2.39%로 최고…업계 평균 4배 육박
전속설계사보다 5배 가량 높아…GA 불판 우려 증폭
국내 독립법인대리점(GA)에서 팔리는 생명보험 가운데 ING생명의 상품에서 불완전판매가 가장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ING생명은 GA 판매를 시작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해당 영역에서 불완전판매가 제일 많았다.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모아 놓고 파는 GA의 특성 상 전속설계사 채널에 비해 불완전판매가 잦을 수밖에 없다지만 다른 생보사들보다 유난히 그 차이가 큰데다, 최근 이를 둘러싼 질책이 거세지고 있다는 점에서 ING생명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18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25개 생보사들이 기타 법인대리점을 통해 맺은 계약에서 발생한 불완전판매는 8895건으로 해당 판매 채널의 같은 기간 신계약(141만94건) 대비 0.63%로 집계됐다.
이 같은 불완전판매비율은 GA를 통한 생명보험 판매 과정에서 1만건 당 63건 꼴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뜻이다. 기타 법인대리점은 방카슈랑스나 텔레마케팅, 홈쇼핑 등을 제외한 나머지 법인대리점들로 통상 한 보험사에 종속되지 않고 여러 보험사와의 제휴를 통해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GA를 가리킨다. 또 불완전판매는 금융사가 고객에게 상품의 운용방법이나 위험도, 손실가능성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생보사별로 보면 ING생명의 GA 불완전판매비율이 2.39%로 가장 높았다. 즉, GA에서 팔린 ING생명의 상품이 1만건이라면 그중 무려 239건이 불완전판매 됐다는 얘기다. 생보업계 평균과 비교하면 3.8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국내 생보사들 중 지난해 이 비율이 2%를 넘는 곳은 ING생명이 유일했다. 미래에셋생명(1.88%)·현대라이프생명(1.84%)·푸르덴셜생명(1.43%)·KDB생명(1.43%)·PCA생명(1.22%)·DGB생명(1.12%)·NH농협생명(1.04%)·KB생명(1.04%) 정도가 지난해 GA 채널에서 1%대의 불완전판매비율을 기록하며 높은 편이었고, 나머지 생보사들은 1% 미만이었다.
ING생명의 GA 불완전판매 문제는 비단 지난해만의 일이 아니다. 3년 전 GA와의 협력을 처음 시작한 이후 ING생명의 GA 불완전판매비율은 2015년 2.60%, 2016년 2.56% 등으로 해마다 생보업계 최고 수치를 찍어 왔다.
통상 GA 채널은 다른 판매 창구에 비해 불완전판매 빈도가 높은 편이다. 여러 회사의 상품을 한 번에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보험사 간 경쟁도 심한 탓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자신이 소속된 생보사의 상품만을 취급하는 전속설계사 채널의 불완전판매비율은 0.29%로 GA의 절반 이하 수준이었다.
눈에 띄는 점은 ING생명의 경우 이 격차가 유독 크다는데 있다. 그 만큼 전속설계사 창구에 비해 GA 판매 관리가 상대적으로 잘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읽는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ING생명 GA 불완전판매비율은 전속설계사 채널이 기록한 0.49%와 비교해 5배에 달했다.
이 같은 현실에 염려가 더욱 커지는 이유는 결국 불완전판매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고객들의 몫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보험이 대표적인 장기 금융 상품이라는 점에서 그 손실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최근 보험업계 내에서도 GA의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GA가 판매에 어떤 책임도 지고 있지 않아 악영향이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보험업은 누가 계약을 모집했더라도 불완전판매로 인한 계약자의 손해는 1차적으로 보험사가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은 취임 일성에서 이런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지난 1월 취임 후 열린 첫 기자간담회에서 "1977년 제정된 보험업법에 따라 불완전판매에 따른 민원이 발생하면 보험사가 모두 배상하고 있다"며 "불완전판매에 따른 피해보상 문제에 GA도 책임을 지는 시스템이 있어야 설계사 관리를 하지 않겠나"고 꼬집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 영업에서 GA가 차지하는 영역은 더욱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그에 걸맞게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GA에 대해서도 합당한 판매자 책임을 부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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