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넘긴 한국지엠, 떠나간 고객 되찾기 '안간힘'
이쿼녹스 등 신차 성공여부 관건
내수시장 잃으면 미래 보장 힘들어
이쿼녹스 등 신차 성공여부 관건
내수시장 잃으면 미래 보장 힘들어
한국지엠이 대주주인 GM과 산업은행의 지원방안 확정을 계기로 본격적인 경영정상화에 돌입한다. GM 본사의 신차 배정 확약으로 해외 수출물량은 어느 정도 보장됐지만 국내 시장에서 그간의 혼란으로 떠나간 고객들의 발길을 되돌리는 것은 오롯이 한국지엠의 몫이다.
GM과 산은은 지난 11일 한국지엠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총 71억5000만달러(약 7조7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GM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할 신형 소형 SUV와 신형 CUV의 생산과 차세대 글로벌 차량을 위한 3기통 다운사이징 가솔린 엔진의 개발·생산을 한국지엠에 맡기기로 했다.
이를 통해 한국지엠은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고, 수출물량 감소에 대한 우려도 덜게 됐다.
하지만 지난 2월 군산공장 폐쇄 이후 혼란이 지속되면서 잃어버린 고객들의 신뢰는 대주주나 정부가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한국지엠은 지난 3개월간 내수 판매가 반토막 나는 시련을 겪었다. 2월 5804대로 전년 동월대비 48.3% 감소한 데 이어 3월은 57.6% 감소한 6272대, 4월은 54.2% 감소한 5378대에 머물렀다.
비수기에도 월 1만대 이상은 팔던 국내 3위 완성차 업체가 월판매 5000~6000대 수준으로 전락하며 순위도 꼴찌로 추락한 것이다.
고가의 제품인데다, 한 번 구매하면 평균 5년 이상은 사용하는 자동차의 특성상 한국지엠의 존폐 여부와 그에 따른 중고차 가격 하락, A/S 애로 등이 소비자의 불안감을 부추겨 쉐보레 매장으로 향하는 발길을 멈추게 했다.
이들의 발길을 되돌리는 것은 한국지엠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될 문제다.
한국지엠은 지난 3월부터 주력 차종인 스파크와 말리부, 트랙스의 보증 기간을 기존 3년(혹은 6만km)에서 5년(혹은 10만km)까지 확대한 데 이어 5월부터는 다시 7년(14만km)로 추가 확대했다. 국내 시장에는 전례가 없던 파격적인 혜택이다.
2개월간의 시승 혜택과 최대 400만원의 할인 등 다양한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내수시장 회복을 위한 한국지엠의 간절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소비자들의 시선을 쉐보레 브랜드로 끌어 모을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필요하다.
바로 신차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신차가 등장한다면 해당 차종을 통해 판매실적을 회복함은 물론,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감도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당장 그런 역할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신차로 쉐보레 이쿼녹스가 있다. 요즘 가장 ‘핫’하다는 중형 SUV 라인업으로, 내달 7일 개막하는 부산모터쇼를 기점으로 국내 판매가 개시된다. GM이 배정을 약속한 소형 SUV와 CUV는 2020년 이후에나 생산이 가능한 만큼 당장은 이쿼녹스 한 차종으로 버텨야 한다.
이쿼녹스는 미국에서 생산된 차량을 수입해 판매하는 한계로 한국지엠의 수익성 확보에는 큰 역할을 하기 힘들겠지만 이 차가 붐을 일으킨다면 다른 쉐보레 차량들의 판매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오랜 기간 한국지엠의 내수판매 물량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왔던 스파크도 이달 중 새로운 디자자인으로 탄생한다. 풀체인지(완전변경)가 아닌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지만 월평균 7000대 가까이 팔리던 2016년의 위용을 되찾는다면 한국지엠의 생산라인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지엠이 미래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글로벌 GM 차원의 생산물량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내에서 일정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수익을 내서 GM 본사에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어필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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