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경보’ 손흥민, 유종의 미보다 더 중요할 휴식
발목 통증으로 러시아 월드컵 앞두고 우려
순위 싸움에 부담 없는 최종전 출전보단 휴식 필요
이번만큼은 굳이 손흥민이 아닌 에릭 라멜라가 선발로 나서도 좋을 듯하다.
토트넘은 오는 13일 오후 11시(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레스터 시티와의 ‘2017-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8라운드 최종전을 앞두고 있다.
이전 라운드에서 뉴캐슬에 1-0 승리를 거둔 토트넘은 4위 경쟁을 펼치고 있었던 첼시가 허더즈필드 타운과 무승부를 기록하는 바람에 자동으로 차기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아직까지 리버풀과의 3위 경쟁이 남아 있지만 크게 의미는 없어 보인다.(물론 경쟁 상대가 리버풀이 아닌 아스날이었다면 달라질 수 있었겠지만)
손흥민 개인으로서는 레스터 시티를 상대로 명예 회복과 함께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손흥민은 최근 컵대회를 포함한 9경기에서 득점포가 없다. 지난 3월 중순 본머스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한 뒤 무려 2개월 동안 골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최종전에서 득점을 기록한다면 마지막 대미를 완벽하게 장식하고 산뜻하게 러시아 월드컵을 위해 국가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다.
특히 레스터 시티를 상대로 골을 터트리면,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최초 득점 TOP10이라는 금자탑을 쌓을 수 있다.
현재 손흥민은 리그 12골로 에당 아자르(첼시), 가브리엘 제주스(맨체스터 시티), 글렌 머레이(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과 함께 공동 9위에 올라있다.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즐비한 프리미어리그에서 아시아 선수가 득점 순위 TOP10 안에 든다는 것은 의미 있는 기록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손흥민의 몸 상태다.
익히 알려진 대로 현재 손흥민은 발목 통증을 안고 있다. 진통제를 먹으며 경기에 나설 정도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신태용호의 절대 에이스 손흥민이 부상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 졸이는 일이다. 만약 부상이 악화돼 경기에 나서기가 어려워진다면 한국 축구로서는 어마어마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손흥민은 이제 시즌 종료를 앞두고 서서히 체력이 소진되는 시점에 와있다. 이럴 때 선수들은 부상을 당하기 쉽다. 살인적인 일정으로 명성이 자자한 프리미어리그에서 쉴 틈 없이 달려왔다.
최종전에 나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도 좋지만 이번만큼은 경기를 아예 쉬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사실 최종전에 나서지 않아도 손흥민으로서는 크게 잃을 것은 없다. 전 경기 출장이 걸려 있는 것도 아니고, 지난 뉴캐슬전을 통해 시즌 29번째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직전 시즌에 기록한 28개(21골·7도움)를 뛰어넘었다.
득점 순위 TOP10 밖으로 밀려날 수 있지만 설사 그렇다 해도 심기일전해 다음 시즌에 다시 도전하면 된다. 반면 월드컵은 4년에 한 번 돌아온다. 최종전에 나섰다가 부상을 당하거나 악화된다면 개인은 물론 국가대표팀에게도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더욱이 손흥민은 오는 8월에는 병역 혜택이 걸려있는 아시안게임에도 나서야 한다. 부상 위험에 노출돼 있는 최종전에 나서는 것보다는 휴식이 절실한 시점이다.
포체티노 감독에게는 눈치를 보지 않고 라멜라를 선발로 내세울 수 있는 좋은 타이밍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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