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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재개 첫날 1.7조 쏟아져…'요주의 주식' 대부분 하락


입력 2025.04.01 04:12 수정 2025.04.01 04:12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외국인發 공매도 폭탄…전체 90% 수준

삼성중공업·SK하닉 등 매물 폭탄…2차전지·바이오株 약세

"단기 충격 불가피…향후 수급 환경 나아질 것"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20년 3월 이후 금지됐던 전 종목 공매도가 재개된 첫날 외국인을 중심으로 1조 이상의 거래가 쏟아졌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쌓여있던 공매도 수요로 코스피 대형주는 물론, 2차 전지와 바이오주 등의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향후 빠른 안정세를 기대했다.


31일 금융투자업계 따르면 5년간 금지됐던 전 종목 공매도가 재개된 이날 코스피에서만 1조7000억원 이상의 공매도 거래가 쏟아졌다. 아울러 코스피 대형주는 물론 코스닥 내 2차전지, 바이오 업종 등까지 공매도 거래가 크게 이뤄지면서 시장 전반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공매도 허용은 2023년 11월 공매도 전면 금지 후 약 17개월 만이다. 그런데 당시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에만 공매도가 부분적으로 허용돼 있었기 때문에 모든 상장 종목에 공매도가 허용되는 건 2020년 3월 이후 5년 만이다.


이날 코스피에서 1조3012억원, 코스닥에서 4271억원 등 총 1조7284억원의 공매도가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공매도 재개인 지난 2021년 5월 3일 당시 1조1094억원 대비 55.8%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 대금은 1조5433억원으로 그 비중이 89.2%에 달했다. 아울러 외국인 투자자는 정규 거래에서도 코스피에서 1조5755억원, 코스닥에서 2150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전반적으로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불법 공매도를 원천 차단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개인투자자의 참여는 저조했다. 금융감독원은 국내외 기관투자자에게 실시간 잔고관리가 가능하도록 자체 전산시스템을 구축했고 한국거래소는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NSDS)을 가동해 무차입 공매도 감시 시스템을 적용한 바 있다.


실제 개인의 공매도 규모는 141억원(코스피 119억원, 코스닥 22억원)에 그쳐 전체 거래액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날 공매도가 많이 이뤄진 업종·종목을 상세히 살펴보면 재개 직전 대차잔고가 급증하는 등 공매도 위험도가 올라간 기업 위주로 대규모 물량이 쏟아지며 주가 하락이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2297억원), 한미반도체(873억원), LG에너지솔루션(803억원), HD현대일렉트릭(439억원), 포스코퓨처엠(382억원) 순으로 공매도 규모가 컸다.


코스닥에서는 알테오젠(), 에코프로(590억원), HLB(522억원), 에코프로비엠(207억원), 삼천당제약(205억원), 엔켐(121억원), 코오롱티슈진(96억원) 등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에 자리한 2차전지·바이오 종목을 중심으로 공매도가 대거 이뤄졌다.


공매도 노출이 많았던 이들 기업의 주가는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는데 코스피에서는 한미반도체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0.98%, 4.16% 하락했고 코스닥에서도 에코프로비엠과 HLB가 각각 전 거래일 대비 12.94%, 3.15%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재개가 초기에 일부 종목에 대한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겠지만 점차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장기적으로는 공매도가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009년과 2021년 공매도 재개 이후 외국인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며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며 "수급 변화에 따른 단기 등락은 있겠지만 외국인 순매수를 중심으로 코스피가 추가 상승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가 시작되면서 주가 변동성은 빠르게 확대되고 대차잔고가 급증한 종목이 흔들리면서 지수 방향성을 잃을 수 있다"라면서도 "성장 스토리가 부재한데 단기에 급등했던 종목이라면 매도 압력에 노출되겠지만 고수익과 고성장이 예상되는 종목인데 단기에 흔들렸다면 오히려 역발상 관점에서 지켜볼 필요도 있다"고 내다봤다.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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