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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출산율 감소‧수입 분유 공세 못 견디나…"마진 없는 장사 계속"


입력 2018.05.09 16:21 수정 2018.05.09 16:54        최승근 기자

지난해 영업이익률 0.1% 기록…영업이익은 전년비 97% 급감

올해 창립 이래 처음으로 외부인사를 대표로 영입…“수익성 개선 총력”

지난 2013년 대리점 갑질 사건 이후 남양유업의 악재가 계속되고 있다. 소비자 신뢰도 하락에 더해 출산율 감소와 수입 분유의 공세까지 겹치면서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엎진데 덮친격 중국 사드 사태까지 이어지면서 분유 수출도 부진을 겪는 등 수익성 전반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남양유업의 개별 기준 매출액은 1조1573억3356만원, 영업이익은 11억5267만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률은 0.1% 수준이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1조원을 넘어 대형 식품회사 반열에 올랐지만, 이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셈이다.

전년도인 2016년과 비교해보면 매출액은 소폭 줄어들었지만, 영업이익은 96.7% 감소해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남양유업은 대리점 갑질 사태가 있었던 2013년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5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다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지난해는 간신히 적자를 면한 수준을 기록했다.

주력인 흰 우유를 비롯해 유제품의 전반적인 소비가 감소해 부진을 겪었지만 경쟁사인 매일유업이 지난해 영업이익률 5.8%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남양유업의 수익성 부진은 심각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2013년 갑질 사태의 후폭풍을 비롯해 지난해 해킹사건 등 계속된 악재가 남양유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대한한공 사태를 비롯해 기업들의 갑질 논란이 계속 불거지면서 남양유업 사태가 계속해서 언급되고, 이는 제품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3년간 남양유업 분유의 시장점유율은 2015년 53%에서 2016년 52%, 2017년 51%로 하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분유 매출액은 2596억원으로 2016년 3032억원 대비 14.4% 감소했다. 분유뿐만 아니라 발효유 제품의 시장점유율도 31%에서 29%, 28%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중국 소비자가 매장에서 시음행사 중인 남양우유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남양유업

매출 비중이 높은 분유 시장의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 출생아수의 정체와 모유수유율의 증가로 전체 국내 분유 시장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 등 수입산 분유의 공세가 강화되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진 탓이다.

그동안 해외 직구를 통해 구입했던 일부 수입 분유의 경우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서도 제품을 취급하면서 경쟁 강도가 높아졌다. 이 때문에 광고비 등 판매관리비도 상승하면서 수익성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사드 사태로 한국 제품에 대한 판매가 부진을 겪으면서 분유 수출도 감소했다. 지난해 남양유업의 전체 분유수출액은 308억2967만원으로 2016년 510억9388만원 대비 39.7% 줄었다.

다만 올해는 중국 수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부터 적용된 중국 정부의 ‘영유아 조제분유 등록관리법’으로 인해 중국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국산 분유의 매출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남양유업 ‘아기사랑 수(중국명 시우아이스)’는 지난해 11월 국내 분유 중에서는 처음으로 중국 조제분유 수출 기준을 통과해 중국 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에 정식 등록되기도 했다.

한편 남양유업은 계속되는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올초 기업경영컨설팅 및 리스크관리 전문가를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남양유업이 외부인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62년생인 이정인 대표는 기업경영컨설팅과 리스크관리 전문가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부대표를 역임했다.

이 대표는 취임 당시 "위기를 극복하고자 전 임직원이 합심해 변화를 시도해왔고 이제 변화를 넘어 상생 기반의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어야 할 때"라며 "최고의 '품질고집' 종합식품기업이 되도록 대내적으로는 수익성 기반의 책임경영 시스템을 구현하고, 대외적으로는 판매 협력조직과 상생을 이루는 고강도 경영혁신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 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남양유업의 외부인사 영입에 대해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앞서 남양유업을 이끌었던 이원구 전 대표이사는 30년 이상 남양유업에서 일했고, 대부분의 등기임원 역시 남양유업에서 오랜 기간 업무를 맡아 왔다. 그동안 내부 출신 인사를 중용했던 관례를 깨고 외부인사를 영입한 것은 그만큼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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