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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재활용 폐기물' 대란…패션·뷰티업계도 분주


입력 2018.04.19 06:00 수정 2018.04.19 06:09        손현진 기자

높아지는 '재활용 폐기물' 우려…소비재 기업들 친환경 정책 관심 증가

폐기물 활용해 '신상' 만드는 패션업계…뷰티업계선 '패키지 다이어트' 진행

중국의 폐기물 금수조치로 촉발된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패션 및 화장품 기업들의 친환경 정책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코오롱FnC의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가 점퍼를 재활용해 제작한 가방. ⓒ코오롱FnC

중국의 폐기물 금수조치로 촉발된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면서, 포장재나 미판매 재고 상품으로 재활용 폐기물을 대량 발생시킬 수 있는 패션 및 화장품 기업들의 친환경 정책에 업계와 소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환경부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중국이 재활용 폐기물 수입을 전면 중단한 뒤 재활용품 단가가 급락해, 이를 통해 수익을 얻던 일부 수거업체들이 폐기물 수거를 거부하는 등 논란이 있었다. 이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대책이 마련되는 상황에서 의류나 화장품 등 소비재 업체들은 자발적인 폐기물 저감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코오롱FnC의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는 서울 한남동 매장에서 환경을 생각하는 옷의 여정을 테마로 한 렌탈 서비스를 시작했다. 래코드는 3년차 재고를 재활용하되, 독특한 디자인을 가미하는 등 가치를 높인 아이템을 선보이는 업사이클링 브랜드다.

이번 렌탈 서비스 역시 윤리적 소비와 공유경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추세에 따라 마련됐다. 고객들은 1만5000원에서 4만원의 비용만 내면 원하는 옷을 빌려입고 반납할 수 있다. 이는 유행이 지났거나 단순히 싫증이 나서 버리는 의류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되고 있다.

의류 폐기물을 활용해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사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업사이클디자인협회에 따르면 국내 업사이클링 업체 수는 2011년 11개에서 지난해 기준 100개 이상으로, 최근 6년간 10배 가까이 대폭 증가했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도 '지속가능한 패션'을 내세우고 있다.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는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을 활용한 러닝화와 축구 유니폼을 2016년부터 판매하고 있다. 아웃도어와 오리지널스 라인 등 전 카테고리에 폐기물 소재를 활용할 예정이며, 향후 의류와 신발을 생산할 때 버진 플라스틱(석유를 원재료로 하는 플라스틱)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이 최종 목표다.

아디다스가 해양 폐기물을 활용해 만든 운동화. ⓒ아디다스

아디다스 관계자는 "해안에서 수거한 병을 재활용해 기능성 의류와 신발을 만들고, 장기적으로 해양 플라스틱 오염을 해결하려는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며 "제품 소재에 지속가능한 재료의 사용을 더욱 늘려 '환경혁신'을 새로운 산업 기준으로 설정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 전했다.

SPA(제조·유통일괄) 브랜드 H&M은 패스트 패션이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친환경·재활용 소재만 사용해 만든 '컨셔스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이라는 패션 라인을 2012년부터 선보이고 있다. 최근 촛대를 재활용한 액세서리, 그물망과 나일론 폐기물로 만든 드레스 등을 출시했다.

화장품 업계도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는 '포장재 혁신'에 적극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일반 콤팩트에 비해 크고 무거웠던 아이오페 쿠션 제품을 개선했다. 2015년에 케이스 중량과 부피를 줄였고, 이듬해 정밀 사출기를 도입해 아이오페 '에어쿠션'과 라네즈 'BB쿠션' 케이스 내 불필요한 공간도 줄였다.

이같은 패키지 변화로 기존 대비 아이오페 에어쿠션 케이스는 중량 42% 및 부피 17%를, 라네즈 BB쿠션 케이스는 중량 17%, 부피 13%를 줄여 2016년 들어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55톤 절감했다. 화장품 공병을 모아 다양한 테마 활동을 펼치는 '그린사이클 캠페인'도 지속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그린사이클 캠페인에서 공병 화분을 이용해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들 모습.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1993년 환경·제품·고객에 대한 무한책임주의를 선언한 이후 제품 개발 단계에서 생산, 유통, 소비 및 폐기 단계에 이르기까지 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 영향의 가능성을 찾아내 최소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G생활건강은 포장재로 인한 폐기물 발생을 줄이기 위해 2016년 9월부터 '그린패키징 가이드'를 개발해 시행하고 있다. 이는 필요 이상으로 큰 용기의 부피를 줄이는 용기 감량화와, 투명한 페트 용기를 사용해 재활용률을 높이는 것 등을 포함하고 있다.

LG생건은 재활용률을 높이려는 취지에서 제품 라벨을 붙일 때 물로 쉽게 뗄 수 있도록 수(水) 분리성 접착제를 사용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지속가능 성장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날로 높아져 업계에서도 장기적인 전략에 따라 다양한 친환경 캠페인 혹은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며 "소비자에게 가치 소비에 참여하고 있다는 심리적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친환경·업사이클링 제품에 대한 인기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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