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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뉴 K3 잘 나가도…아반떼 브랜드파워에는 역부족


입력 2018.04.08 06:00 수정 2018.04.08 05:55        박영국 기자

K3 판매 두 배로 늘었지만 아반떼에 밀려 준중형 2위 머물러

준중형 경쟁 치열해지며 소형 SUV에 내준 시장 회복 기대

기아차 2세대 K3(위)와 현대차 5세대 아반떼.ⓒ현대·기아차

K3 판매 두 배로 늘었지만 아반떼에 밀려 준중형 2위 머물러
준중형 경쟁 치열해지며 소형 SUV에 내준 시장 회복 기대


기아자동차 K3가 2세대 풀체인지 모델 ‘올 뉴 K3’ 출시에 힘입어 큰 폭의 판매 증가를 보였다. ‘리틀 스팅어’로 불리는 스포티한 디자인과 월등히 개선된 연비의 신형 파워트레인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하지만 여전히 준중형 시장의 ‘맹주’ 아반떼를 넘어서는 데는 실패했다. 오랜 기간 쌓아온 브랜드파워를 상품성만 가지고 뛰어넘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K3(구형 및 신형 포함)는 판매가 본격화된 첫 달인 지난 3월 5085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무려 157.5% 증가했고,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95.4% 늘었다.

K3가 월 5000대 이상 팔린 것은 2014년 12월 이후 39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난 2년여간 월 2000대 내외의 판매실적으로 명맥을 유지하다 단숨에 5000대 이상으로 뛰어오르며 기아차의 볼륨 차종 자리로 복귀한 것이다.

이같은 K3의 판매 확대는 풀체인지 모델인 올 뉴 K3 출시 전부터 예고됐었다. 올 뉴 K3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첫 공개 당시 ‘리틀 스팅어’라는 호평을 들은 스포티한 디자인은 물론, 현대·기아차를 통틀어 처음으로 적용되는 차세대 파워트레인까지 확실한 무기를 갖췄다.

스마트스트림 G1.6 가솔린 엔진과 IVT 변속기로 구성되는 차세대 파워트레인은 현대·기아차가 갈수록 심화되는 국가별 연비·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야심차게 개발했다.

차세대 파워트레인을 적용한 K3의 연비는 15.2km/ℓ로 구형 K3(13.7km/ℓ)보다 무려 10.9%나 향상됐고, 경차인 모닝·스파크(15.4km/ℓ)와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

경제성에 민감한 엔트리 차급에서 이같은 연비의 강점은 소비자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기존보다 월등히 커진 덩치도 올 뉴 K3의 경쟁력 중 하나다. 구형 K3는 전장 4560mm, 전폭 1780mm로 아반떼보다 각각 10mm, 20mm 짧고 좁았으나, 올 뉴 K3는 길이를 80mm 늘리고 전폭은 20mm 넓혀 전장(4640mm)은 아반떼보다 70mm 길고, 전폭(1800mm)은 동일해졌다.

시장에서는 올 뉴 K3가 이같은 장점을 바탕으로 아반떼를 넘어 준중형 최강자로 등극할 가능성을 점쳤었다. 현대·기아차 고객의 성향이 비슷한데다, 아반떼는 구형 파워트레인을 사용해 연비(13.7km/ℓ)가 K3보다 떨어진다는 점에서 일부 아반떼 고객이 K3로 넘어올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아반떼는 건재했고, K3는 아반떼를 왕좌에서 끌어내리는 데 실패했다.

3월 아반떼 판매실적은 5928대로 신형 K3가 본격적으로 팔리기 전인 2월(5807대)보다 오히려 2.1% 증가했다.

물론 3월이 사회 초년생과 대학 입학생 엔트리카(생애 첫 차) 수요가 몰리는 전통적인 성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월 대비 2% 수준의 증가율은 큰 의미가 없다. 아반떼가 K3 신차 출시에 따른 판매 간섭을 일부 받았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 6000대에 육박하는 판매실적을 유지한 것은 의외의 결과라는 평가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신차효과와 차세대 파워트레인 장착에 따른 연비개선 등 상품성만 따지면 K3가 월등히 우수하지만 3월 판매실적을 통해 아반떼가 오랜 기간 쌓아온 브랜드파워가 쉽게 뛰어넘기 힘들다는 것을 증명했다”면서 “2015년 출시된 아반떼 5세대 모델이 워낙 디자인이 잘 빠져 경쟁 신차 공세에 잘 버틸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3월은 출시 초기라 K3 생산량이 주문량을 뒷받침하지 못한 형편이었기 때문에 4월 이후의 상황을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3월 K3 판매실적 5085대 중 1615대는 구형(YD)이었으며, 신형(BD)은 3470대 수준이었다. 신형은 여전히 7000~8000대 수준의 주문량이 밀려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신형 K3의 인기에 힘입어 그동안 비슷한 가격대의 소형 SUV에 밀렸던 준중형 세단이 반격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차 코나와 기아차 스토닉 출시로 소형 SUV 붐이 고조된 이후 지금은 한동안 소강상태라 준중형 세단이 다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면서 “K3가 치고 올라가고 아반떼가 버텨준다면 소형 SUV에 빼앗겼던 시장을 일부나마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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