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포토스토리] 오피스룩에 하이힐, 한손에 휴대전화 ‘평양의 봄’
회색도시에서 파스텔톤·통유리 건물 변신
‘원수님 따라 땅 끝까지’ 곳곳 선전문구도
회색도시에서 파스텔톤·통유리 건물 변신
‘원수님 따라 땅 끝까지’ 곳곳 선전문구도
우리 예술단이 방문한 평양의 거리는 여느 도심과 다를 바 없었다. 고층 건물과 넓은 도로,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며 바쁘게 걷는 시민들의 모습이 도심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건물마다 녹색, 분홍색 등 파스텔 톤으로 칠해진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예술단 방북 단장을 맡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0년 전 평양은 '회색도시'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지금은 엷은 분홍색이나 하늘색 건물들이 들어섰다"며 달라진 평양의 모습을 전했다.
새롭게 정비한 건물도 눈에 띈다. 고층 건물과 넓은 도로, 또 외벽이 통유리로 된 건물도 다수 들어섰다. 도 장관은 "여명거리나 김일성종합대학 주변 거리를 봐도 새 건물이 많아져 달라진 느낌이 든다"고 변화를 실감했다.
거리를 오가는 시민 모습도 낯설지 않다. 남성은 보통 재킷을 입고 여성은 치마에 하이힐을 신는 오피스룩이 대부분이었다.
젊은 남녀는 팔짱을 끼고, 또 한 손에 손전화(휴대전화)를 들고 바쁘게 걸어가는 모습이 도심에 활기를 더했다.
평양 시내버스와 궤도차량에는 북측 주민들이 꽉 들어차 있으며,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주민이 다수였다. 북한 주민들은 남측 인원을 태운 버스가 지날 갈때 손을 흔들어주기도 했다.
도로에는 모두 신호등이 설치돼 있으며, 밤이 되자 예술단 숙소인 고려호텔과 평양역 등에 신호등이 모두 켜졌다. 사거리마다 여성 교통지도원이 신호등에 맞춰 수신호를 하고 있으며, 밤에는 야광 안전띠를 메고 수신호를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지하도 입구에는 지하도를 알리는 간판에 불이 켜져 있으며, 새벽 2시경에도 택시가 2~3대 다녔다.
식당과 상점들도 늘어섰다. 거리에는 승리식당, 양산식당, 창광식당, 역전미용원, 련화리발관, 련화청량음료점, 조선옷점, 증명사진관, 평양국제문화회관, 평양맥주집, 국립연극극장, 로동신문사, 평양제1백화점, 평양학생소년궁전 등이 보였다. 또 거리 곳곳 '원수님 따라 하늘 땅 끝까지', '인민경제의 주체성' 등 선전문구가 걸려있었다.
남성들은 주로 짙은색 얇은 재킷에 바지 차림이 많았고, 김일성·김정일 배지를 단 작업복을 입은 사람도 보였다.
여성들은 주로 재킷에 무릎까지 내려오는 검정계열 치마, 검정 구두를 신은 모습이다. 곳곳에서 명품으로 추정되는 트렌치코트 등 화려한 옷차림의 여성도 보였으며, 남성들에 비해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의 옷이 눈에 띄었다.
유치원 가방을 멘 아이들이 곳곳 보였다. 빨간색 스카프를 멘 교복차림의 아이들, 할머니 손을 붙들고 나선 아이들이 눈길을 끌었다.
예술단은 평양 냉면으로 유명한 옥류관 본관에 초대받았다. 여성 안내원은 "하루에 1만명이 찾아오기 때문에 1만 그릇이 나간다. 한 번에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 앞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다녀가신 방, 주체49(1960)년 5월 30일~주체61(1972)년 4월 26일 (55차)',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다녀가신 방, 주체49(1960)년 10월 25일~주체97(2008)년 6월 5일 (61차)'란 문구가 적혀있다.
예술단은 이곳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 앞서 3번의 방북 경험이 있는 최진희 씨는 "예전에 비해 양념이 좀 강하지만 그래도 맛있다. 김치가 매우 시원하다. 우리에 비해 싱거워서 더 깔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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