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전면에 나선 中, 한반도 둘러싸고 더 치열해진 '수싸움'


입력 2018.03.30 04:00 수정 2018.03.30 05:50        이슬기 기자

북중 회담으로 '우군' 확보한 北, 대북 제재 '변수'된 中

대북 제재, 비핵화 담판 노리는 한·미 전략에도 영향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노동신문 보도 캡처.

대북 제재 전선의 ‘상수’였던 중국이 북미 회담을 계기로 최대 ‘변수’로 돌변했다. 남북·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중국에 손을 내미는 주도면밀한 행보를 보이면서, 비핵화 담판을 기대했던 한·미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그간 중국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잇달아 성사되자, 한반도 대화 국면에서 배제될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특히 북한의 핵 개발과 이에 따른 중국의 대북 제재 동참으로 북중 관계 역시 한동안 냉각 상태였다.

하지만 이번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은 북한에 대해 여전히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천명하는 한편, 북중 관계의 해빙 징후까지 드러냈다. 특히 북한에 대해 향후 제재 완화를 일종의 수단으로 쓸 수 있다는 의지를 밝혔다는 평이다. 아울러 북한으로서는 중국이 든든한 ‘후원자’로 나설 수 있음을 재확인했다.

물론 ‘핵’으로 벌어졌던 양국 관계의 향배는 비핵화에 달려있지만, 중국의 대북 제재 완화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이는 김 위원장이 북중 회담에서 한·미의 ‘선의’라는 조건을 전제로 비핵화 용의를 밝힌 것과도 연결된다.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 냈던 미국발 제재·압박의 영향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중국의 자신감도 한층 높아졌다. 시 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한 양제츠 중국 정치국위원은 29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회담은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와 안전 보장, 정치적 협상을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국 역할론’에 재차 방점을 찍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베트남과 UAE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현안을 보고받고 있다. ⓒ연합뉴스

아울러 ‘전략가 김정은’의 부상도 한반도 정세 변화의 핵으로 떠올랐다. 그간 핵·미사일 개발에 몰두하던 북한은 지난해 11월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직후 완전히 태도를 바꿨다.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하고,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까지 이끌어냈다. 또 중국을 끌어들여 북미 협상에 대비한 ‘우군’을 확보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홍현익 세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작년 말 화성 15형을 발사하고 11월 말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며 ‘시간표’를 짜놓지 않았나 싶다”며 “일단 남북 관계부터 시작해 북미 관계까지 개선하고, 북미 정상회담으로 시진핑 주석에게 북한의 전략 가치를 최고도로 높인 뒤 당당하게 베이징을 방문한다는 생각을 했음직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당초 대외적·외교적 위상이 완전히 고립된 처지에 있었으나, 이제는 가장 인기 있는 국제 사회의 리더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북한의 위상이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에서도 한반도 정세 변화의 추동력은 북한의 태도 변화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 북한이 중국에 이어 러시아도 방문해 제2의 우군을 확보할 거란 관측도 제기된다. 남북정상회담 자문단으로 위촉된 박지원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28일 "허점을 찌르는 북한의 외교에 깜짝 놀랐다"며 "김정은 위원장은 앞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양제츠 위원은 방한 이틀째인 30일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면담한 뒤 출국한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슬기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