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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총수 부재에도 지배구조 개편은 계획대로…롯데정보통신 다음은?


입력 2018.03.20 15:45 수정 2018.03.20 17:03        최승근 기자

롯데GRS, 코리아세븐, 롯데건설 등 상장 후보 물망

롯데제과 등 자회사 지분 확보해야…유상증자 통한 현물교환 방식 유력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롯데지주

총수 부재 상황에도 롯데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신동빈 회장 구속 이후 6개 비상장사의 분할‧합병안이 통과된 데 이어 최근에는 롯데정보통신의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신 회장 부재로 이전에 비해 동력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황각규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위원회가 주축이 돼 지주사 체제 전환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 15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물적 분할돼 투자부문이 롯데지주와 합병작업을 진행 중이다. 합병이 완료되는 4월 1일부로 롯데지주의 100% 자회사가 된다.

롯데정보통신의 상장은 롯데지주 출범 이후 자회사를 대상으로 하는 첫 번째 상장이다. 재계에서는 롯데정보통신과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롯데GRS(구 롯데리아), 롯데건설 등을 상장 가능성이 높은 회사로 예상한 바 있다. 이번에 롯데정보통신이 첫 테이프를 끊은 셈이다.

롯데정보통신 사옥 전경.ⓒ롯데지주

일각에서는 총수 부재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무기한 연기될 것이란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신 회장 구속 이후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경영권 회복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지난해 10월 지주사 체제 전환을 선포한 만큼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다는 부담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장을 추진하는 첫 계열사가 나오면서 이제는 다음 단계에 대해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상장 가능성이 높은 계열사로는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롯데GRS(구 롯데리아), 롯데건설 등이 꼽힌다. 편의점이나 외식, 건설업 등은 모두 현금 유동성이 좋은 업종이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 등 변수가 있어 상장 순서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계열사 상장과 함께 금융 계열사 지분 처리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주회사는 금융·보험사 계열사를 보유하지 못하는 금산분리 규정에 따라 롯데지주도 금융‧보험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앞서 지난해 12월 말 롯데지알에스, 대홍기획, 롯데상사, 한국후지필름은 보유 중이던 롯데캐피탈과 롯데손해보험 주식을 호텔롯데 및 부산롯데호텔에 블록딜로 매각했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는 지주사인 롯데지주와 연결고리가 없고 유동 자금도 풍부해 금융‧보험 계열사들의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호텔롯데, 부산롯데호텔 두 회사가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점은 향후 경영권 분쟁이 확대될 경우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광윤사는 일본롯데홀딩스 지분 28%를 보유한 1대 주주다.

현재 롯데지주가 보유하고 있는 금융‧보험 계열사 지분으로는 롯데멤버스, 롯데액셀러레이터,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비엔케이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케이티비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증권, 케이비금융지주, 네오플럭스 등이 있다. 롯데는 지주사 출범 2년 후인 2019년 10월 이전에 지분 매각 등을 통해 문제를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작업도 병행돼야 한다.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의 경우 20%, 비상장 자회사는 40%의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

롯데지주는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쇼핑 등 4개 회사의 분할‧합병을 통해 탄생했다. 롯데지주는 2019년 10월 이전까지 이 4개 회사의 지분 20%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데 롯데제과(8.23%)와 롯데칠성음료(19.29%)는 보유량이 2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부족한 지분이 크지 않지만 문제는 롯데제과다.

이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롯데제과가 롯데지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추진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증자를 통해 롯데제과 지분을 넘기는 대신 롯데지주는 합병 당시 가져온 롯데제과의 해외 자산을 현물 출자 방식으로 교환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롯데지주 탄생 과정에서 알짜 해외자산을 지주사로 넘긴 롯데제과는 자산은 급감한 대신 부채가 늘어 재무구조가 악화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유상증자를 추진하면 롯데지주는 지분을 확보할 수 있고 롯데제과는 해외자산을 되찾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롯데제과 측은 “정해진 것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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