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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징어’된 오징어…제철 맞아 애기오징어 씨 마를 판


입력 2018.03.19 16:19 수정 2018.03.19 16:41        이소희 기자

수온변화·싹쓸이 조업으로 품귀, 품질마저 작고 냉동품 위주 ‘가성비 최악’

문제는 관리 안 되는 어족자원, 12cm 이하 금지…애기오징어까지 시중 판매

오징어가 지난해 어획량이 크게 줄면서 가격이 51.4%나 올랐다. 한 마트에서 판매중인 오징어.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표적인 국민어종으로 자리잡았던 오징어가 제철임에도 사실상 실종 상태로 ‘금(金)징어’로서의 위력을 떨치고 있다. 수온 상승으로 인한 어장환경 변화, 중국 어선의 싹쓸이 조업에 정부 관리 미비 등이 더해져 포획 금지 대상인 애기오징어의 개체 수에도 비상이 걸리고 있다.

19일 농축수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물오징어 1마리당 평균 2519원에서 최대 3326원을 기록했던 것에서 지난해 최대 5063원 대로 두 배가량 치솟았다.

이후 올해 들어서도 예전 평년 평균가격인 2972원 보다 훨씬 웃도는 평균 4260원 대에서 머물고 있다.

통계청의 ‘2017년 어업생산동향’에 따르면 살오징어 생산량은 2016년 12만1691톤에서 지난해 8만7024톤으로 28.5% 감소했다. 근해 오징어 생산량이 10톤 이하로 떨어진 건 1990년 이후 처음이다.

오징어 가격추이(2012~2017년) ⓒ수산정보포털

해양수산부가 집계한 지난해 오징어 총생산량은 13만3200톤으로, 연근해 어업이 65.4%, 원양어업이 34.6%를 차지했다. 부족한 부분은 원양어업 생산분과 수입물량으로 채워지다 보니 생산비용과 유통비용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따른 오징어 가공품이나 마른오징어 등도 가격도 만만치 않다. 줄줄이 오름세를 나타냈다.

수산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오징어 마리당 가격은 4790원이었으며, 마른 오징어의 경우도 1년 전 10마리당 평균 3만2064원에서 최근에는 최고 6만670원까지 호가하는 상황이다.

최근 산지 업계에 의하면 “동해 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한 가운데, 월명기가 가까워지면서 어획 물량이 더욱 감소하면서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강세 형성에 따른 소비위축 영향으로 매기는 둔화될 것으로 보이나, 공급불안정으로 인한 가격은 여전히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오징어는 물량이 적다보니 주로 냉동상품으로 판매되며, 이마저도 가격 대비 크기가 작고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격은 상품성이 떨어지다 보니 수요가 줄어 보합세를 간신히 유지하는 모양새다.

이처럼 기후변화, 무분별한 어획 등으로 국내산 오징어가 고갈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이른 바 ‘총알오징어’로 불리는 아직 덜 자란 애기오징어들이 일정 기간 팔리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해수부는 지난 2016년 5월에서야 살오징어의 금지체장을 새롭게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으로 개정해 현재 12cm 이하는 포획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급감한 어족자원에 체장 12cm 이하 금지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이에 해수부도 오징어와 관련해 어린 오징어는 포획을 감소시키고, 포획금지체장 상향조정, 금어기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는 밝혔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기준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과거 흔한 생선으로 서민 밥상에 빠지지 않던 명태가 무분별한 남획으로 인해 국내연안에 자취를 감춘 것을 반면교사 삼아 더 늦기 전에 실효성 있는 어족자원 관리방안이 현실화 돼야 할 것이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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