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장동건이 사이코패스라면…영화 '7년의 밤'
정유정 작가 베스트셀러 영화화
류승룡·송새벽·고경표 합류
정유정 작가 베스트셀러 영화화
류승룡·송새벽·고경표 합류
정유정 작가의 소설 '7년의 밤'의 스크린에서 되살아난다.
정 작가의 베스트셀러가 원작인 영화 '7년의 밤'은 우발적 살인으로 모든 걸 잃게 된 남자 최현수(류승룡)와 그로 인해 딸을 잃고 복수를 계획한 남자 오영제(장동건)의 대결을 그린다.
'광해:왕이 된 남자'(2012)를 연출한 추창민 감독의 신작으로, 2016년 5월 촬영을 마쳤으나 개봉이 차일피일 미뤄진 바 있다.
2011년 출간 2주 만에 베스트셀러가 된 소설은 독일, 프랑스, 중국, 태국, 대만, 일본, 베트남 등 세계 각국에 번역 출간됐다. 소설은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탄탄하고 흡입력 있는 서사와 생생한 리얼리티, 힘 있는 문체로 담았다.
정 작가는 "소설 속 공간과 인물들이 실제 물리적인 공간, 호흡하는 인물로 탄생한다고 생각하니 설렜다"며 "소설은 영화의 토양이다. 토양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시각으로 해석했을지, 또 어떤 상상력이 더해졌을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추 감독은 "그간 선보인 작품에선 인간의 선을 다뤘는데, 이번엔 인간의 본성을 다루는 작품을 하고 싶었다"며 "정 작가의 후기 중 사실과 진실 사이에는 '그러나'가 있다는 문구를 읽고 소설을 영화로 그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인기 원작을 영화화한 그는 "원작에 대한 부담이 있는데 좀 더 이야기의 내면으로 들어가고 싶었다"면서 "영화는 피의 대물림에 대한 이야기이다. 고통을 준 아버지, 고통받는 남자, 고통을 줘야 할 아들에 집중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스릴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개봉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선 "높은 완성도를 구현하고 싶었다"며 "음악, 컴퓨터 그래픽 등의 완성도를 높이는 등 정성을 기울였다"고 했다.
류승룡은 '7년의 밤'에서 자신이 저지른 교통사고로 인한 소녀의 죽음 이후, 아들에게까지 이어지는 엄청난 비극을 맞닥뜨리게 되는 남자 최현수 역을 맡았다. 씻을 수 없는 죄책감과 절박한 부성애를 동시에 지닌 현수 역을 통해 류승룡은 극과 극을 오가는 폭넓은 스펙트럼의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류승룡은 "다음 장이 기대되는 소설을 읽고 '영화화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두렵고, 쉽지 않은 작업일 거라 예상했지만 도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수는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모든 걸 잃게 되는 남자"라며 "인간의 처절함, 공포 등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 선과 악의 교묘한 경계에 있는 감정을 고민했다"고 고백했다.
딸을 죽인 범인을 향한 복수를 꿈꾸는 남자 영제 역은 장동건이 맡아 기존의 젠틀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와 전혀 다른 파격 변신에 나선다.
원작 팬이라는 그는 "영화화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을 때 영화화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처음부터 오영제 역할을 하고 싶었다. 원작의 방대한 서사가 시나리오에 함축돼 있었다"고 밝혔다.
장동건은 또 "날카롭고 예민한 캐릭터라 여러 도전을 했다"며 "머리카락을 넘겨 보자는 감독님의 말을 듣고 연출했는데, 정말 다른 모습이 나왔다. 촬영할 때마다 머리카락을 밀어가면서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선한 모습에서 악을 연기한 장동건은 "원작에서 사이코패스인 오영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며 "사이코패스의 전형적인 연기에 매몰되지 않으려고 했다.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인간적으로 고민하고 연구했다. 할 수 있는 것들을 한계치 안에서 다 해서 아쉬움이 없다. 배우로서는 여한이 없는 작품이다"고 강조했다.
7년 전 사건의 모든 걸 지켜본 현수의 후배 승환 역에는 송새벽이, 아버지의 실수에서 비롯된 치명적 사건으로 인해 삶이 송두리째 바뀌게 된 현수의 아들 서원은 고경표가 맡아 류승룡과 부자(父子) 호흡을 맞춘다.
고경표는 "좋은 선배 감독님과 함께한다느 것 자체가 영광"이라며 "필사적인 각오로 캐릭터를 분석했다. 15kg이나 감량했고, 캐릭터를 위해 짧은 머리를 연출했다"고 말했다.
3월 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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