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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투자소요 3조원' 과연 신차배정 비용일까


입력 2018.02.20 11:45 수정 2018.02.20 14:05        박영국 기자

신차 개발비용 통상 5000억 내외…3조원은 과한 금액

차입금 상환 용도 예상…노조는 차입금 출자전환 요구

한국지엠 말리부 조립 라인에서 직원들이 차량을 검수하고 있다.ⓒ한국지엠

신차 개발비용 통상 5000억 내외…3조원은 과한 금액
차입금 상환 용도 예상…노조는 차입금 출자전환 요구


한국지엠이 경영정상화를 위한 ‘신규 글로벌 제품(신차) 확보’ 비용으로 28억달러(약 3조원)를 언급한 가운데 이 비용의 실체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차 생산을 위한 비용으로 3조원은 과도한 금액인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한국지엠 노동조합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지난 8일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의 일환으로 진행된 경영상황 설명회에서 노조에 신규 글로벌 제품 확보를 위해서는 28억달러의 투자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또한 이를 위해 주주들의 지분률에 비례한 자금 제공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배리 앵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GM International) 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세 차례 방한해 산업은행과 정부 관계자들을 잇달아 만났지만 ‘포괄적 협조’를 요청했을 뿐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제시하지는 않은 상태다.

하지만 노조 측에 설명한 대로라면 유상증자 등의 방식으로 3조원을 투자하되, 산업은행에 보유 지분률(17%)만큼인 5000억원 투자를 요청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이 자금의 용도다. 노조 측에 설명한 대로 ‘신차 배정비용’으로 3조원은 너무 과하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완성차 업체 한 관계자는 “통상 신차 개발에 필요한 비용은 R&D와 생산시설 교체 비용 등을 포함해 5000억원 내외”라면서 “차종에 따라 상황이 다를 수는 있지만 조 단위를 넘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지엠의 경우 완전히 새로운 신차를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게 아니라 GM이 개발해 놓은 차종을 들여와 생산하는 것이니 비용이 더 낮아질 수 있다.

앞선 관계자는 “이미 개발된 차종이라도 국내에서 생산해 판매하려면 환경규제 등에 맞추기 위한 개조비용과 생산라인 교체비용, 금형 제작비용 등이 들어가긴 하지만 신차 개발비용보다 높아질 수는 없다”면서 “공장을 완전히 새로 지어서 신차를 투입하면 모를까 기존 공장을 사용한다면 3조원씩이나 소요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한국지엠이 언급한 3조원은 GM 본사로부터 빌린 차입금을 갚기 위한 용도일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2016년 말 기준 GM이 한국지엠에 빌려준 차입금은 총 2조4570억원이다. 3조원에서 신차 투입에 소요되는 비용을 제외하면 대략 아귀가 맞는다.

물론 차입금 상환은 중요한 일이다. 한국지엠이 적자에 허덕이는 배경 중 하나가 막대한 이자부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차입금 상환은 경영정상화에 필수적인 조건이다.

하지만 그동안 GM 본사가 이 문제를 나 몰라라 하다가 이제 와서 정부에 차입금 상환을 위해 돈을 보태라고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GM은 한국지엠 경영정상화와는 별개로 그동안 5% 내외의 고리 이자를 꼬박꼬박 받아갔으며, 만기 도래 차입금도 시기에 맞춰 회수해 갔다. 지난달에도 5000억원 가량의 차입금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말에는 차입금 6000여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한국지엠 노조는 정부의 자금 지원에 반대하고 있다. 국민 혈세를 투입할 게 아니라 GM이 차입금을 출자전환하면 된다는 것이다.

임한택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장은 20일 ‘지엠자본 규탄 및 대정부 촉구’ 기자회견에서 “자구책도 없이 막무가내로 국민혈세를 지원해달라는 GM자본의 요구에 결코 동의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GM 측에 한국지엠에 빌려준 차입금 전액을 자본금으로 출자전환하라고 요구했다.

업계에서는 설령 정부 자금을 지원하더라도 그 용도가 차입금 상환이 아닌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라는 확약을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 자금을 보태 차입금을 상환하면 오히려 GM이 한국에서 몸을 빼기 더 쉬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GM이 현 시점에서 한국지엠을 포기한다면 차입금을 회수할 방법이 없어진다”면서 “이를 달리 해석하면 정부 자금을 투입해 차입금을 미리 회수한다면 한국에서 철수해도 부담이 덜한 상황이 된다는 의미도 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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