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이재용 운명의 날, 항소심 선고 결과에 삼성 운명 달렸다


입력 2018.02.05 06:42 수정 2018.02.05 08:36        이홍석 기자

1심때처럼 실형 선고시 리더십 장기 부재 우려 커져

삼성, 선고 관련 언급 자제...실형시 상소 방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재판 항소심 선고 공판이 5일 오후 열리는 가운데 삼성 내부는 차분함을 유지하며 극도의 긴장감을 애써 감추는 모습이다. 사진은 이 부회장이 지난해 8월 25일 1심 선고공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뒤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데일리안

1심때처럼 실형 선고시 리더십 장기 부재 우려 커질 듯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의 운명의 날이 밝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재판 항소심 선고 공판이 5일 오후 열리는 가운데 삼성 내부는 차분함을 유지하며 극도의 긴장감을 애써 감추는 모습이다.

5일 삼성과 재계 등에 따르면 이 날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이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을 앞두고 서초동과 태평로 삼성사옥은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삼성 측은 박영수 특검팀과 치열한 재판을 벌이며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며 진인사대천명의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양측이 워낙 치열한 법리 공방을 펼친만큼 결과를 예측하기 보다는 좋은 결과가 있기를 내심 기대하는 모습이다.

당사자인 이 부회장도 주말 별도의 면회 없이 생각을 정리하면서 차분히 시간을 보내며 2심 선고를 맞이할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인 4일에는 재판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팀들 중 일부 인력이 회사로 출근해 선고 결과에 따른 대응방안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선고 관련 언급 자제...결과에 따라 리더십 부재 장기화 우려

삼성측은 2심 선고 결과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을 정도로 신중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2심 결과에 따른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마련해 대비를 했을 것이라는게 재계의 시각이다.

일단 무죄가 선고되면 이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 복귀할 수 있는 동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1년 가까운 수형 생활을 한 터라 당장 경영에 복귀할 수는 없겠지만 그동안 특검이 주장해 온 혐의를 벗게 되는 만큼 복귀까지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직함이 있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신성장동력 발굴과 미래비전 제시에 나서는 한편 정경유착 의혹으로 그동안 하락했던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경영 행보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집행유예의 경우, 무죄와 달리 석방되더라도 당분간 활동 제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법원이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말 그대로 형의 집행을 유예한 것이기 때문에 무죄 석방때보다는 경영 행보가 다소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시기를 다소 늦추되 경영 혁신 방안 등의 발표를 통해 환골탈태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이 가장 바라지 않는 1심과 같은 실형이 선고될 경우는 오너 부재라는 리더십 공백 장기화에 대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될 전망이다. 만약 1심과 동일한 징역 5년이 선고되면 경영 공백은 현 정권 말인 오는 2022년 초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법원 상고 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대법원은 사건의 사실관계 보다는 재판 절차상의 문제를 따지는 절차심이어서 항소심 판결이 뒤집는 것은 더욱 어려워져 리더십 공백 장기화에 대비한 경영 전략 수립에 나서게 될 전망이다.

석방시 이 부회장 동선도 주목...실형시 변호인단 입장과 상소 방침 밝힐 듯

무죄 또는 집행유예 선고로 석방시 이 부회장의 동선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2심 선고 직후 풀려날 경우 행선지는 한남동 자택과 서초동 삼성서초사옥이 꼽히고 있다. 지난해 1월 특검의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당시 이 부회장은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서초사옥으로 이동한 바 있다.

선고가 이뤄지는 법원에서 수형생활을 한 서울구치소에 들러 정리한 뒤 다음 행선지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동안 대기업 총수들의 사례를 감안하면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재계의 중론이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석방시 이 부회장이 어디로 향하실지는 아무도 모르고 이에 대한 별도의 계획을 수립해 놓지도 않았다”며 “현재는 선고 결과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석방될 경우, 이 부회장이 법원 밖에서 대기 중인 기자들의 질문에 짤막하게나마 입장을 피력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뤄지더라도 원론적인 수준의 언급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면 삼성측이 가장 우려하는 실형 선고가 나올 경우에는 1심때처럼 변호인단이 선고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판결에 대한 실망감을 표명하면서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언급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측 변호인단은 지난해 8월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이 선고되자 "법리 판단, 사실 인정 모두에 대해 법률가로서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며 강한 어조의 비판과 함께 항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