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입회 확대·조사자료 열람 가능...금융당국 제재 방어권 '실효성' 높인다
제재대상자-기관과 동등한 위치서 방어권 행사 가능하도록 규정 개선
변호사 입회 범위 확대 및 조사자료 열람권 부여…투명성 제고 기대
앞으로 자본시장 관련 감독당국의 조사·감리 과정에서 변호사 입회 허용범위가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또한 제재대상자 본인에 대한 조사자료 열람을 허용하고 대심제를 점진적으로 도입해 피조사인의 권익 보호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자본시장 제재절차 개선안을 1일 발표했다. 제재대상자가 감독기관과 대등한 위치에서 법적으로 보장된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제재대상자의 권익 강화가 회계부정, 불공정거래 등에 대한 엄정 대응을 저해하지 않도록 균형감 있게 접근하는 것이 이번 개선방안의 골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9월부터 민관 합동 TF를 통해 구성해 불공정거래 및 회계처리 관련 조사에서부터 심의․최종결정에 이르는 증선위 업무프로세스 전반을 점검해 이번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이날 브리핑에 나선 김학수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상임위원은 "최근 회계부정 및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한 제재수준 강화에 따라 증권선물위원회 조치의 신뢰 확보가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제재결정 과정의 투명성 제고 등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적극 부응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개선방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우선 금감원 조사 및 감리 과정에서 변호사의 입회 허용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자조단)의 경우 지난 2016년부터 변호사 입회를 전면 허용한 바 있다. 또한 사전통지 시 조치대상이 되는 사실관계와 조치근거 규정, 제재 사유 및 증거자료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하고 조사대상자 본인의 확인서와 문답서 등의 열람과 복사도 허용된다.
이후 심의단계에서는 제재대상자의 의견 진술기회를 넓히기로 했다. 예를 들어 의견진술 후 퇴장한 뒤 위원들 간 논의과정에서 생기는 추가질의사항에 대응하기 위한 재입장과 추가 의견진술 기회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또한 증선위의 행정역량을 감안해 대심제 시행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2017년 대조양 분식회계 사건과 같이 국민적 관심도가 높거나 과징금이 100억원 가량으로 큰 사안부터 순차적으로 시범 운영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쟁점이 복잡한 안건에 대해서는 본심의 이전 소위원회 제도 등을 활용해 사전검토를 활성화하고 심사의원이 필요로 하는 경우 심의 전 대상자가 개별 위원에게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했다. 아울러 조사기관 내부의 공식적인 검증 절차를 마련하는 한편 심의 과정에서 증거물 확인 강화에도 나서기로 했다.
이후 조치단계에서는 원칙 중심으로 규정된 회계기준(IFRS)의 특성을 고려해 기준 위반여부 판단에 신중을 기하기로 했다. 또 제재 조치시에는 향후 회계처리방법에 대한 지도와 안내를 시장 친화적으로 적극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도입한 국제회계기준이 원칙 중심이라 여러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며 "요즘 한창 논의 중인 '셀트리온' 개발비 같은 부분도 얼마든지 논의가 될 수 있는 부분"이라며 "그런 부분에 대해 전문기관들의 의견을 더 체계적으로 수렴해 나가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아울러 당국이 공개하지 않고 내부지침으로만 활용 중이던 주요 양정기준에 대해 규정화하는 한편 이를 대외적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불합리한 감경사유 등에 대해서도 정비에 나서기로 했다. 일례로 감리 착수 후 1개월 내 수정에 대한 일률적 감경 적용의 경우 회사 및 감사인에 대한 자체 내부통제와 품질관리 노력을 저해할 소지가 있다고 보고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검찰 고발 및 통보를 건의할 시에는 법무부와 협의를 통해 제재의결서를 공개하는 방향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다음달 중 입법예고를 통해 금융위와 금감원 규정을 개정하는 등 후속조치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또한 변호사 입회 및 사전통지 개선, 의견진술 확대 등 규정 개정 전이라고 실무상 운영이 가능한 과제의 경우 즉시 시행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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