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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3총사, 작년 실적 동반악화…올해도 비관적


입력 2018.01.25 18:04 수정 2018.01.25 18:07        박영국 기자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 확립, SUV라인업 강화로 극복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전경.ⓒ현대차그룹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 확립, SUV라인업 강화로 극복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의 주력 계열 3사가 지난해 실적에서 일제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시장 경쟁 심화와 사드 악재로 미국 및 중국 등 주력 시장에서 판매 부진을 겪은 데다, 비우호적인 환율까지 실적을 끌어내리는 데 일조했다. 기아차의 경우 지난해 통상임금 소송 패소에 따른 충당금 반영으로 영업이익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경영환경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 확립과 SUV라인업 강화, 현지 전략형 신차 출시 등으로 판매 모멘텀 회복과 수익성 개선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3사 영업이익 동반하락, 기아차는 통상임금 패소로 낙폭 커

현대차그룹 계열 3사는 25일 일제히 2017년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96조3761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1.9% 감소한 4조5747억원에 그쳤다.

기아자동차 역시 1.6% 증가한 53조5357억원의 매출을 올리고도 영업이익은 무려 73.1% 감소한 6622억원에 머물렀다.

두 완성차 업체의 실적부진의 일차적 원인은 주력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의 부진이다.

중국에서는 사드 한반도 배치에 따른 반한 감정으로 현대·기아차 모두 30% 이상의 판매 감소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중국 이외 지역에서의 판매는 1.6% 증가했으나 중국 판매가 31.3% 감소하며 전체 판매(450만6527대)도 6.4%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기아차 역시 중국 이외 지역에서의 판매는 0.2% 늘었지만 중국 판매가 39.9% 급감한 여파로 전체 판매(276만20대)는 8.6% 감소했다.

미국에서는 경쟁 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상승과 재고 증가가 실적 부진의 원인이 됐다. 금리상승에 따른 할부금융 위축으로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주력 모델 노후화로 더 큰 어려움을 겪었다.

달러화 등 주요 통화 대비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경쟁 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상승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며 매출원가율도 높아졌다.

특히 기아차는 지난해 3분기 통상임금 소송 1심 판결에서 패소하며 1조원에 육박하는 충당금을 쌓느라 영업이익이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현대·기아차의 실적 악화는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에까지 고스란히 이어졌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전년 대비 8.1% 감소한 35조1446억원의 매출과 29.8% 감소한 2조38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 중국공장에 공급하는 부품물량 감소로 고정비 부담이 늘어난 데다, 달러 및 위안화 약세 등 불리한 환율까지 더해졌다.

◆올해 세계 시장 1%대 저성장 전망

현대·기아차는 올해 경영환경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도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이 확산되며 2018년 전세계 자동차 수요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성장은 1%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 미주와 중국은 수요 감소와 성장 둔화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전세계 자동차 판매는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1.2% 증가에 그치며 9372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국내(1.1%↓), 미국(1.7%↓), 중국(1.3%↓) 등 주요 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인도(8.7%↑), 러시아(16.7%↑), 브라질(7.8%↑) 등 신흥 시장의 판매 여건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기아차는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 확립과 SUV라인업 강화, 현지 전략형 신차 출시 등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 확립을 통해 판매와 생산, 수익성을 통합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고객의 요구와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고객과 시장 중심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자동차 수요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SUV라인업을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전략 신차 투입을 확대함으로써 주력 시장에서의 판매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시장 또한 지속적으로 개척해 나갈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자율주행, 커넥티드카와 같은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구현함으로써 자동차산업의 혁신을 주도하고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한 준비에도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기아차는 신차 효과 극대화와 신흥 시장 공략 강화, RV 판매 비중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출시한 퍼포먼스 세단 스팅어를 올해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 론칭하고, 준중형 세단 K3 풀체인지 모델을 1분기 국내 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플래그십 세단인 K9 풀체인지 모델도 상반기 중 선보인다.

중남미, 러시아 등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는 신흥국에서는 현지 전략형 차종을 앞세워 시장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중국에서도 현지 전략형 SUV ‘NP(이하 프로젝트명)’와 소형 SUV ‘QE’를 순차적으로 투입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자동차 수요의 저성장이 전망되지만, 고객 선호도가 높은 SUV 등 다양한 신차 출시와 신시장 개척을 통해 위기 상황을 유연하게 극복해 나가는 한편, 미래 핵심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자동차산업 혁신을 주도해 나가기 위한 준비도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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