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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회담 北대표 최룡해·리선권? …재조명받는 북 권력지형도


입력 2018.01.04 17:43 수정 2018.01.04 18:07        박진여 기자

‘급’ 따라 무게감 달라…최룡해·리선권·최휘 유력

권력지도 급변, ‘2인자’ 최룡해 건재·황병서 강등

김원홍 혁명화·박봉주 위태…박광호·김여정 조명

남북 고위급회담을 앞두고 북측 대표로 누가 나설지 주목되면서 북한 권력 서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급’ 따라 무게 달라져…최룡해·리선권·최휘 유력
권력지도 급변, ‘2인자’ 최룡해 건재·황병서 강등
김원홍 혁명화·박봉주 위태…박광호·김여정 조명


남북 고위급회담을 앞두고 북측 대표로 누가 나설지 주목되면서 북한 권력 서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이 어떤 급의 인사를 파견하느냐에 따라 회담 성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고위급' 회담이라고 무게를 실음에 따라 남북 정상의 의중을 읽을 수 있는 인사가 파견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재까지 북한 노동당 주요 간부들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이들은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이 선택한 엘리트로 꼽힌다.

최룡해·김영철·리선권·최휘 유력…김여정 가능성↓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는 당시 북한의 최고위급으로 꼽히던 최룡해, 황병서, 김양건이 우리 측과 짧은 만남을 가졌다. 이중 황병서는 강등 조치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고, 김양건은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최룡해가 유력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남북 고위급회담을 앞두고 북측 대표로 누가 나설지 주목되면서 북한 권력 서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최룡해는 북한의 2인자 입지를 확고하게 다진 인물이다. 그는 북한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정무국·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등 당정 주요 보직을 두루 꿰차고 있다. 특히 인천 아시안게임 등 주요 국제무대에서 활동한 성과로 북한 내 국제 문화·스포츠 행사에서 자문 역할을 할 정도로 알려져 있다.

북한 군부 내 대표적 대남통인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도 유력하다. 김영철은 오랜 남북회담 경험으로 북한의 대남 총책으로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만큼 남측의 반대 여론도 예상돼, 그의 오른팔 격인 리선권이 나설 가능성도 나온다.

남북 고위급회담을 앞두고 북측 대표로 누가 나설지 주목되면서 북한 권력 서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리선권은 군 출신으로 2006년부터 남북 장성급 회담이나 군사 실무회담의 북측 대표로 나섰고, 2010년 이후에는 남북이 개성공단 문제를 협의할 때 북측 단장을 맡은 바 있다. 특히 이번 북측의 판문점 재개통 발표에 있어 김정은의 '위임'을 받으면서 앞으로 남북대화의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남북간 대화가 스포츠 교류에만 국한될 경우 최근 국가체육지도위원장에 발탁된 최휘 노동당 부위원장이 유력하다. 국가체육지도위원회는 북한의 체육 관련 사업을 총괄하는 기구로, 최휘는 노동당 부위원장직도 맡고 있다. 그는 2000년 방한 경험이 있으며 당시 평양학생소년예술단장으로써 서울 공연을 가진 바 있다.

남북 고위급회담을 앞두고 북측 대표로 누가 나설지 주목되면서 북한 권력 서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도 거론된다. 김여정은 지난해 5월 당중앙위 제7기 1차 전원회의에서 당중앙위원에 오른 뒤, 이어 10월 당중앙위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급부상했다.

정치국 전체 위원은 30명 안팎으로, 17개월 만에 막강한 권력의 자리에 앉게 됐다. 고모 김경희가 60대를 넘겨서야 정치국에 올랐다는 점에서 초고속 승진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번 남북회의에서 김정은 일가가 직접적으로 등장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혜성 박광호·김여정…당 핵심 보직 정비 '세대교체'

김여정을 비롯해 김정은 정권 들어 갑자기 부상한 세대교체 인사도 눈에 띈다. 북한 노동당은 가장 최근인 지난해 10월 7일 제7기 중앙위원회 제2차 전원회의를 통해 정치국 위원 5인과 후보위원 4인을 보선했다. 지난해 제7차 당대회에서 선출된 위원을 대폭 교체하며 김정은 정권의 외양을 정비했다.

남북 고위급회담을 앞두고 북측 대표로 누가 나설지 주목되면서 북한 권력 서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자료사진) 노동신문 화면 캡처

박광호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자료사진) ⓒ연합뉴스
이때 김여정의 초고속 승진 만큼이나 주목받았던 것은 김정은 체제의 새로운 엘리트들의 부상이다. 이번 대규모 북한 노동당 인사개편에서 박광호라는 인물이 당 정치국 위원, 당 중앙위 부위원장, 당 전문부서 부장이라는 핵심 지위를 꿰찼다.

그는 김정은 정권 들어 처음 등장한 인사로, 김정은 체제 새로운 실세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그에 대해 "이번 인사에서 가장 급부상한 새 인물로,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태종수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자료사진) ⓒ연합뉴스
김정은 정권의 새 경제사령탑으로는 태종수가 소개됐다. 그는 김정일 정권 때 북한 내각 부총리를 지냈으며 1936년생으로 사실상 은퇴한 상태였으나, 이번 인사개편을 통해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에 전격 임명됐다. 이를 두고 국내외 전문가들은 '제재 대응과 경제 건설을 위한 전문 경제관료의 중용' 이라고 분석하며 제재 내구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자료사진) ⓒ연합뉴스
북한의 외교장관 격인 리용호 외무상도 당 정치국 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리용호는 외무성 국제기구국 과장과 부국장, 주영 북한대사를 지냈다. 그는 2010년 외무성 부상 자리에 올랐으며 이듬해 6자 회담의 북측 수석대표를 맡기도 했다. 앞서 1990년대 초부터 핵문제를 비롯한 각종 대미 협상에 참여하면서 북한의 차세대 외교 주역으로 주목받았다.

김정은 정권 '지는 별' 황병서 강등·김원홍 혁명화…다음은 박봉주

반면, 김정은 체제 들어 영향력을 잃어가는 북한 엘리트도 있다. 북한 권력 2인자로 통하던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소장 계급보다 아래로 강등 조치를 당했고, 김원홍 제1부국장은 농장에서 농장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제기됐다.

이 가운데, 대북제재 영향으로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내각 총리인 박봉주나 안정수 당 경제담당 간부도 다음 표적으로 지목되고 있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2018년 북한 정세 전망'에 따르면 황병서는 강등 조치를 받아 현재 인민군 차수보다도 한참 아래의 군사직책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김원홍은 농장에서 농장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황병서는 그간 역할이나 조직지도부에서의 탁월한 경륜을 바탕으로 재기 가능성이 있다고 봤지만, 김원홍은 잦은 부정부패로 재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왼쪽부터 황병서, 김원홍, 박봉주.(자료사진) ⓒ연합뉴스

처벌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지만, 주요 외신과 대북 소식통 등에 따르면 황병서의 경우 군 간부들의 뇌물 수수, 외화벌이 기관 장악, 최룡해와의 대립 등이 이유로 꼽힌다.

김원홍의 경우 지난해 김정은을 상대로 한 허위 보고 혐의 등으로 해임돼 한 차례 혁명화 조치를 당했다가, 군 총정치국 부국장직으로 복귀하고 불순한 태도 등을 이유로 두 번째 혁명화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대대적으로 지도부 검열이 이뤄지는 가운데, 다음 표적으로는 박봉주가 지목됐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 따르면 북한이 대북제재 영향으로 경제상황이 크게 악화된 상태에서 책임 전가 차원으로 경제부문 엘리트가 희생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연구원은 "오랫동안 내각 총리를 맡은 박봉주나 안정수 당 경제담당 부위원장이 목표가 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편, 문재인 정부 첫 남북회담을 앞두고 북측에서 누가 수석대표로 나설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북한의 대남기구 라인업이 정확하지 않아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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