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丁酉年) 닭띠 해가 가고 무술년(戊戌年) '황금 개띠'의 새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2018년 유통업계를 이끌어 나갈 황금 개띠 CEO들이 다가올 새해 첫 단추를 어떻게 끼워나갈지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계 2~3세 개띠 경영인들은 향후 사업적으로 굵직굵직한 현안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내년에는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경영 일선에서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견공(犬公)의 전통적 특성인 `충(忠)과 의(義)`로 뭉친 이들의 활약상은 어떨까.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내년 48세로 1970년 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대표적 인물이다. 이 사장은 최근 제주국제공항 면세사업까지 품으면서 내년에도 성장동력에 엔진을 장착한 만큼 보폭을 넓힌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지난 2001년 호텔신라 기획부 부장을 시작으로 호텔신라 임원과 삼성에버랜드 임원 사장을 거쳐 지난 2011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에 이름을 올렸다.
이 부사장이 대규모 투자와 적극적인 입찰에 나서면서 호텔신라는 글로벌 '뷰티 강자'로 급부상한다. 인천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 첵랍콕 공항 등 아시아 3대 국제공항에 면세점을 열게 된 데 이어 최근에는 제주국제공항까지 품게됐다. 특히 해외공항과 제주에서는 국내 1위 사업자인 롯데를 제치고 사업권을 따내는 결실을 맺었다. 이 모든게 이 사장의 뚝심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호텔신라의 해외 매출은 5000억원에 달했고 국내 면세점 사업자 중에서는 가장 많은 해외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내년 홍콩 쳅랍콕 국제공항 면세점이 그랜드 오픈하게 되면 국내 면세점업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연간 해외 매출 1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CJ E&M을 통해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성장을 주도한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1958년생 개띠로 내년 자신의 해를 맞는다. 국내 복귀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있는 만큼 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재현 CJ회장의 누나인 이 부회장은 2000년대 이후 CJ E&M과 CJ CGV를 집중육성하며 CJ의 체질개선을 진두지휘했다. 여기에 한류 열풍이 맞물리면서 CJ는 아시아권에서 최고의 문화콘텐츠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14년 10월 타의에 의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미국으로 출국한 이후 3년여 동안 경영에서 물러나 있는 상태다. CJ그룹은 '건강상의 이유'라고 설명했지만 정권에 미운털이 박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당시 국가정보원은 이 부회장을 '친노의 대모'로 지목하고 견제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청와대에 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광해, 왕이 된 남자'와 'SNL 코리아-여의도 텔레토비', '변호인' 등의 영화와 프로그램이 문제가 됐다. 이후 정권이 바뀌면서 이 부회장이 복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장녀인 이 부회장은 서울대 가정관리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아시아 지역연구학 석사학위를, 중국 푸단대학교 대학원에서 역사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인구 동원그룹 부회장
1946년생 개띠인 박인구 동원그룹 부회장도 내년에도 그룹의 성장세를 이어가며 자신의 해를 마음껏 누릴 것으로 보인다.
김재철 회장의 매제로 1996년 그룹에 합류한 그는 세계 최대 참치회사인 스타키스트를 인수에도 깊게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2000년 동원산업에서 분사한 동원F&B의 초대 대표이사로 옮겨 '동원보성녹차'와 '양반 죽'을 업계 상위브랜드로 키워냈다는 평가도 받는다.
박 부회장은 1977년 행정고시(21회)에 합격한 뒤 산업통상자원부 전신인 상공부에서 20년간 근무하며 주미 한국대사관 상무관, 상공부 부이사관 등을 지냈다. 1997년 김 동원그룹 회장의 권유로 동원그룹에 합류해 동원정밀과 동원F&B 대표를 거쳐 그룹 부회장을 맡아 손윗처남인 김재철 회장을 보필하고 있다.
◆신동원 농심 부회장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 쌍둥이 아들인 신동원 농심 부회장과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도 58년생이 개띠다. 농심은 형제 간 지분 교환 등을 통해 신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2세 경영체제' 확립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신 회장은 일찌감치 신동원, 동윤, 동익 3형제의 그룹 내 경영 범위를 차별화하며 후계 구도를 정리했다. 신동원 부회장과 신동윤 부회장은 각각 농심과 포장재 자회사 율촌화학을 경영하고 있다. 삼남인 신동익 부회장은 유통회사인 메가마트를 운영 중이다.
신 회장은 일단 내년에 최근 점유율 하락을 보여온 라면 등 주력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진출로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농심은 1996년 중국 상하이를 시작으로, 1997년 칭다오, 1999년 선양 등에 이어 2005년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공장을 준공하며 글로벌 사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해외에서만 7,400억원 어치의 라면을 팔았다. 이르면 내년에 라면 해외 매출 1조원 돌파도 기대하고 있다.
국내·외 백산수 사업 강화와 수출국가도 확대 등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간다는 계획도 병행한다.
◆김원 삼양그룹 부회장
1958년 생인 김원 삼양홀딩스 부회장도 개띠 기업인으로 눈에 띈다. 93년 장수기업인 삼양그룹은 장남에게 후계를 승계하는 타 기업들과는 달리 형제, 사촌간에 그룹의 경영권이 오가는 독특한 승계구도를 갖고 있다. 삼양그룹은 창업주의 3남 故 김상홍 회장과 5남 김상하 회장의 형제경영 체제로 운영돼 왔다.
김상하 삼양그룹 회장의 장남인 그는 직계 가족을 포함해 지분 8.14%(김원 5.42%·부인 배주연 1.28%·장녀 김남희 0.66%·차녀 김주희 0.66%·3녀 김율희 0.1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삼양그룹의 성장을 주도한 공로를 인정받아 상공의날 기념식에서 금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미래 성장을 위해 화학·식품·의약바이오 부문을 3대 핵심사업군으로 정하고, 친환경 플라스틱소재 ·천연감미료·외과용의약품 등 사업군별로 혁신적 신제품을 개발하여 그룹의 성장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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