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새해 영업망 전략 키워드 '소그룹·디지털'
신한·국민·우리, 지역과 특성 유사한 영업점 하나로…협업 강화
농협·기업, 전 영업점 디지털화 추진…하나은행은 컬처뱅크 확대
시중은행들의 새해 영업망 전략 핵심 키워드로 ‘소그룹’과 ‘디지털’이 떠오르고 있다.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점포수를 줄이는 대신 새로운 형태의 은행 점포를 개발하거나 확대하며 경쟁은행과 차별화를 꾀하고 나섰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인근 지점 6~7개를 묶은 커뮤니티 협업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지점평가 시 커뮤니티 성과만 100% 반영하기로 했다.
또한 커뮤니티 소속 영업점을 5개로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커뮤니티 체계는 지난해 신한은행이 국내 은행 중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소그룹 제도다. 현재 122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점과 커뮤니티 성과를 각각 50%씩 평가하고 있다.
커뮤니티 소속 영업점에서 기업, 소호(SOHO), 외환, 자산관리(WM) 등 각 분야별 전문가를 선발해 다른 직원들을 교육시키고 전문성을 갖춘 직원들의 교차근무를 통해 고객들에게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휴가, 연수 등으로 창구직원 2명 이상 결원이 생긴 영업점에는 커뮤니티 내 상호 인력지원을 실시해 고객들의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제도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5년부터 전국의 영업점을 10개 내외 그룹으로 묶어 공동 영업권으로 운영하는 파트너십 그룹(PG)을 운영하고 있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지난달 21일 열린 취임식에서 “큰 지점과 작은 지점 형태의 소규모 지점이 혼재되는 PG단위로 인력 효율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각 지역별 고객 수요를 분석하고 이에 맞춰 기업금융, 외국환, 자산관리 등 특수성에 맞게 전략적으로 역할을 분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도 내년에 영업점 개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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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은행 점포를 지역과 특성에 따라 소그룹으로 묶고 관리하는 허브 앤 스포크(Hub &Spoke) 제도를 도입해 중점적인 점포 위주로 영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각종 서류를 종이 대신 디지털 문서로 제출하도록 하는 디지털 창구도 늘어날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은 디지털 창구를 올해 말까지 전국 50여개 점포로 확대하고 내년에 전체 영업점에 디지털 창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IBK기업은행도 태블릿PC를 활용해 전자신청서를 작성하는 ‘IBK전자문서시스템’을 연말까지 전 창구에 확대 적용하기로 했고, NH농협은행 역시 내년까지 전체 영업점에 전차 창구를 개설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KEB하나은행은 영업점에서 은행 업무뿐만 아니라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컬처 뱅크’를 선보였다.
이달 중순 서울 방배서래지점을 컬처 뱅크로 탈바꿈 시켰고, 스타일, 여행과 책 등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컬처 뱅크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은행들의 점포 형태 다변화는 모바일 등 비대면거래 활성화로 점포 방문 고객이 줄어든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비효율 점포들을 줄이고 효율성이 높은 영업점 위주로 재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거래 확산으로 영업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차별화된 점포운영은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며 “내년에도 은행들 간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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