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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9년만에 여당…청와대에 가려진 '존재감'


입력 2017.12.22 05:54 수정 2017.12.22 06:09        이충재 기자

"집권여당 뭘 했나"...'청와대 여의도 출장소' 비아냥

'여소야대' 못 넘은 여당…문재인표 정책 험로 불가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청와대 참모들이 9월 6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환송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이번 정부를 '민주당 정부'라고 규정했지만, 역설적으로 문 대통령의 그늘에 가려져 집권 여당의 존재감은 사라지고 있다. '야당의 설움'을 털고 9년여 만에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새 정부 출범 7개월이 지나도록 제목소리 한번 내지 못하고 문 대통령과 코드 맞추기에 급급한 민주당을 두고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나온다.

"집권여당은 뭘 했나"...'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 비아냥도

민주당의 지난 7개월은 지지율 고공행진 중인 문 대통령만 바라본 시간에 가까웠다. 50%대 지지율로 선전하고 있는 여당이지만 '청와대 예속화'는 현재진행형이다. 그럴수록 상호 감시와 견제 역할은 무력해질 수밖에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월 13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함께 청와대 본관 로비에서 충무실로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

정부 출범과 함께 지명된 장관 후보자들이 각종 의혹으로 호된 질책을 받는 상황에서도 여당에선 흔한 우려의 목소리조차 없었다. 여론을 등에 업은 문 대통령을 향한 '하극상'으로 여겨질 분위기다. 그사이 3명의 장관 후보자가 검증 과정에서 낙마했고 5명이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됐다.

정치권 최대 현안인 북한의 ICBM급 탄도미사일 도발과 사드 문제 등 외교안보 현안에선 아예 목소리를 잃었다. 청와대와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조바심이 자발적 침묵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를 낳은 셈이다. 이에 여권 내에서도 "그동안 집권여당은 뭘했나"라는 자조섞인 말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월 12일 국회에서 첫 시정연설로 '일자리 추경' 시정연설을 갖기 위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당 의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입장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여소야대' 못 넘은 여당…정책입법 험로 예고

여소야대 정국에서 민주당이 국회를 제대로 주도하기란 애초부터 쉽지 않은 과제였다. 특히 최근엔 내년도 예산안을 법정시한 내 처리하지 못하며 능력의 한계를 절감해야 했다.

야당이 지지율 기근에 허덕이고 있지만, 정부여당의 독주를 막을 여력은 충분하다. 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라는 여론의 힘을 등에 업고 핵심쟁점을 밀어붙였으나 야당의 협조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향후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입법도 험로가 불가피하다. 내년도 예산안 협의 과정을 통해 자유한국당은 물론 국민의당까지 반대하는 사안은 국회를 넘기 어렵다는 것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당장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가운데 91개가 국회 입법을 필요로 한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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