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CEO] 신라면‧새우깡 스테디셀러 탄생의 주역, 농심 신춘호 회장
오기로 시작한 라면사업, 한국을 넘어 세계로
라면, 스낵에 이어 농심의 미래를 책임질 생수시장 진출
출시된 지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 온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농심의 스테디셀러 제품들은 대부분 신춘호 농심 회장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식품업계에서 작명의 달인으로 통하는 그는 본인의 성을 딴 ‘신라면’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농심을 라면업계 1위 반열에 올려놓았다.
오기로 시작한 라면사업, 한국 라면시장의 판도를 바꾸다
신춘호 회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동생으로 일본롯데 부사장과 일본롯데 이사로 근무하던 중 라면사업 진출을 결심한다. 맏형인 신격호 회장의 만류에도 그는 1965년 서울 대방동에 지금 농심의 전신인 롯데공업을 설립하고 라면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978년 농심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그동안의 연구개발 성과를 발판 삼아 시장에 히트작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1982년 너구리, 육개장사발면을 시작으로 83년 안성탕면, 84년 짜파게티에 이르기까지 현재 농심을 지탱하고 있는 스테디셀러들을 탄생시켰다. 이들 제품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라면 시장 점유율도 덩달아 상승했고 1985년에는 당시 업계 1위였던 삼양식품을 추월하고 라면시장 1위를 차지했다.
이후 1986년, 출시 이래 수십년째 라면업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신라면이 탄생했다. 신라면은 86년 10월 출시된 이후 1991년 라면판매 순위 1위에 올라 30년 이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신라면은 신 회장이 개발 단계부터 제품명, 광고문구까지 사실상 전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제품이다. ‘깊은맛과 매운맛이 조화를 이룬 얼큰한 라면’이라는 콘셉트를 주문한 그는 매운 라면이라는 의미와 본인의 성을 담아 ‘신라면’으로 제품명을 정했다. TV광고에서 유행했던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이라는 광고문구도 신 회장이 직접 만들었다.
이렇게 탄생한 신라면은 2015년 식품업계 단일브랜드로서는 처음으로 누적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현재는 국내를 넘어 해외 100여개국에 수출되며 한국을 맛을 알리는 식품 한류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국민 스낵 ‘새우깡’, 한국을 넘어 세계로
올해로 46살, 중년이 된 국내 최초 스낵 새우깡은 여전히 남녀노소 즐기는 국민 스낵으로 불린다. 급속히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로 하루에도 수십종류의 신제품이 나왔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지만 새우깡은 여전히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새우깡’이란 이름도 신 회장이 직접 지은 것이다. 신 회장의 막내딸이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부인인 신윤경씨가 어릴 때 ‘아리랑’을 ‘아리깡’이라고 부르는 것에서 힌트를 얻어 '새우깡'이란 이름을 붙이게 됐다.
이후 농심은 양파깡, 감자깡 등의 히트작을 잇따라 선보였고 이를 계기로 국내 스낵 시장의 선두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판매량 약 78억개를 돌파한 새우깡은 현재 전 세계 75개국에 매년 900만달러 상당이 수출되고 있다.
라면, 스낵에 이어 농심의 미래를 책임질 생수시장 진출
“물 좋기로 소문난 백두산 천지물에 인간의 도리, 즉 농심의 정성이 더해지면 세계적인 명품을 만들 수 있다.”
농심 신춘호 회장이 백산수 사업을 시작할 당시 했던 말이다.
신 회장은 세계 최고의 물을 세계 최고의 설비로 담아야 하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 인류의 꿈인 무병장수와 생명연장에 이바지하는 것이 농심이 가져야 할 소명이자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그동안 농심을 이끌어온 라면과 스낵에 이어 향후 50년을 책임질 사업으로 생수사업을 선택했다.
‘궁극적으로 인류의 꿈인 무병장수와 생명연장에 이바지하는 것이 농심이 가져야 할 소명이자 사명’이라는 신 회장의 평소 지론도 농심의 생수사업 진출에 한 몫 했다.
신 회장은 지난 2015년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도 “농심의 역사가 곧 식품산업의 발전사이다”며 “지난 50년 동안 이어온 혁신본능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백산수를 통해 글로벌 농심, 100년 농심을 이룩해 나가자”고 강조한 바 있다.
농심은 2000억원이라는 사상 최고액을 투자해 2015년 10월 중국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이도백하에 백산수 공장을 준공했다. 세계 최고의 물 백산수를 전 세계 최고 생수 브랜드로 육성해 미래의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백산수는 2013년 출시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출시 첫 해 20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14년 270억원, 2015년 377억원, 2016년 605억원으로 해마다 성장 폭을 확대하고 있다.
농심은 올해 850억원의 매출을 올려 삼다수에 이어 2위 입지를 공고히 하는 한편 세계 최대 생수시장인 중국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 2025년에는 중국 전역에서 1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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