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두 노조 첫 대화…‘직접고용‧공동대응’ 나서기로
노-노 갈등 피하고 창구단일화 했지만 본사와의 교섭은 난항
파리바게뜨 제빵기사의 직접고용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두 노동조합이 첫 만남을 가졌다. 제빵기사 고용 문제 해결이라는 공통 주제를 놓고 대화를 시작한 두 노조는 직접고용을 위해 공동대응에 나서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18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계열 파리바게뜨 제빵사 노동조합 관계자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사무실 인근의 한 커피숍에서 만나 직접고용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 모색에 나섰다.
이 자리에는 한노총 중부지역 공공산업노조 문현군 위원장과 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임영국 사무처장,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두 노조는 '직접 고용이 원칙'이라는 큰 틀에 의견을 접근하고 이를 위해 공동대응하기로 했다. 조만간 공동교섭 방식으로 본사에 대화도 요청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재 파리바게뜨가 추진 중인 합작사를 통한 고용은 대안이 될 수 없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의견일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두 노조는 제빵기사의 직접고용을 놓고 이견을 보인 바 있다. 700여명의 조합원을 두고 있는 민노총 계열 노조는 고용노동부의 지시대로 본사가 직접고용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1000여명의 조합원을 두고 있는 한노총 계열 별도 노조는 파리바게뜨 본사에 직접 고용되기 보다는 다양한 고용형태를 놓고 사측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같은 양측의 의견 차이로 인해 업계 일각에서는 새로운 노-노 갈등이 촉발돼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만남에서 한노총은 당초 민노총이 주장했던 직접고용 원칙에 대해 큰 틀에서 동의하기로 결정하면서 노-노 갈등을 피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이번 사태에 대한 해결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창구를 단일화하기로 한 노조와 파리바게뜨 본사와의 교섭 가능성이 현재로선 낮기 때문이다.
두 노조는 파리바게뜨 본사와 교섭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회사 측은 3자 합작사를 통해 고용과 교섭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두 노조 모두 제빵기사(5300여명)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대표 교섭단체 지위를 획득하지 못한 점도 파리바게뜨 본사와 노조의 교섭 가능성을 낮추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파리바게뜨는 현재 직고용 반대 동의서를 받은 제빵기사를 대상으로 합작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17일 기준 계약을 체결한 제빵기사는 3000여명에 달한다.
고용부는 과태료 산정을 위한 제빵기사 동의서 진위확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지난 14일 직고용 반대 동의서를 낸 제빵기사 3700여명을 대상으로 직고용의 진의를 묻는 문자메시지 보내고 답신을 요청한 바 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