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디스플레이 가격...내년 공급과잉은 더 심각
55인치 LCD 패널 179달러...반년 채 안돼 40달러↓
중국 BOE 등 내년 10세대 생산라인 가동 앞둬...추가 하락 우려
55인치 LCD 패널 179달러...반년 채 안돼 40달러↓
중국 BOE 등 내년 10세대 생산라인 가동 앞둬...추가 하락 우려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이 끝을 알수 없는 하락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 조기 공급과잉으로 추가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올 하반기 들어 40달러 넘게 하락(55인치 기준)한 가운데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의 LCD 패널 양산 시기가 빨라지면서 업체들간 가격 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15일 타이완 시장조사기관 위츠뷰에 따르면 12월 상반월(5일) 기준 55인치 TV용 오픈셀(Open Cell·백라이트 모듈을 장착하지 않은 반제품 형태) LCD 패널 평균 가격은 179달러로 2주 전에 비해 2달러 하락했다.
지난 5월 초 가격이 223달러여서 7개월 만에 약 19.7%(44달러) 하락한 것으로 6월 말까지 220달러 선을 유지했던 것을 감안하면 5개월여 사이에 40달러 넘게 떨어진 것이다.
43인치 패널 가격은 115달러로 두 달 연속 6달러씩 하락했다. 지난 10월 초(127달러)를 시작으로 지난달 6일(121달러)에 이어 정확히 6달러씩 하락한 것으로 8월 초(139달러)와 비교하면 4개월만에 약 17.3%나 하락한 것이다.
올 하반기 예상보다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년부터 중국발 공급과잉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여 추가 하락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이 양산시기를 앞당길 태세여서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 여파가 조기에 가시화될 전망이다.
중국 BOE는 현재 허페이에 건설중인 10.5세대(3370×2940㎜·B9) 공장의 양산 시기를 당초 내년 하반기에서 1분기로 앞당겼다. 또 차이홍옵토일렉트로닉스테크놀로지(CHOT)와 CEC-판다가 각각 셴양과 청두에 건설 중인 8.6세대(2250×2610㎜) 공장도 2분기와 3분기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공장 가동이 올 한해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차이나스타(CSOT)는 오는 2019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중국 선전에 10.5세대 공장 건설을 하고 있으며 BOE는 허페이 외에 우한에도 오는 2020년 가동을 목표로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같은 중화권은 타이완의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은 지난해 인수한 일본 샤프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사카이 디스플레이 프로덕트(SDP)를 통해 중국 광저우에 10.5세대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SDP는 궈 타이밍 홍하이그룹 회장이 개인 명의로 지분을 갖고 있기도 하다.
또 미국 위스콘신주에도 약 11조3000억 원을 투자해 대형 10.5세대 LCD 패널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히는 등 중화권의 디스플레이 물량 공세는 상상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로 인한 공급과잉으로 업체들간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패널 가격의 추가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 하락은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져 내년도 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중국 업체들이 10세대급 생산라인을 통해 주 타깃으로 삼고 있는 50인치 이상 대형 패널에서 생산수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은 다행이지만 이 또한 언제 상황이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까지는 디스플레이 업황이 긍정적이었지만 내년부터는 엄혹한 환경에 맞딱드리게 될 것”이라며 “현재 국내 업체들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비중 확대를 통해 이를 극복할 채비를 해 나가고 있지만 아직 LCD 비중을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어서 고민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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